[2022 PE 애뉴얼 리포트]토종 사모펀드 운용사 E&F, 빅딜 성사로 존재감 입증폐기물 전문성 강화·투자처 다변화 병행, 2호 펀드 40% 소진
김예린 기자공개 2022-12-30 07:38:5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8: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F프라이빗에쿼티(이하 E&F)는 올해 중견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가운데 투자 부문에서 빅딜을 성사시키며 입지를 다진 하우스로 꼽힌다. 펀드레이징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운용사가 잔금 납입 실패로 고배를 마셨지만, E&F는 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 있는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 성과를 거두면서 업계 내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다양한 영역에서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며 투자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폐기물 투자 전문 하우스로서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면, 올해는 폐기물 포트폴리오를 늘리면서도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T와 물류업체에 마이너리티 투자를 단행했다. 내년에도 기조를 이어가 폐기물 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지는 동시에 다른 섹터도 발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KG ETS 인수로 폐기물 트랙레코드 ‘화룡점정’
E&F는 올 상반기 5000억원 규모 바이아웃 투자를 성사시키며 폐기물 업계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6월 KG ETS 환경에너지·신소재 사업부 인수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코어엔텍 인수 계약을 완료하면서다.
KG ETS는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기업이다. E&F는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결성한 5300억 규모 블라인드 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IS동서도 E&F PE가 조성한 KG ETS 환경에너지·신소재 사업부 인수 프로젝트 펀드에 500억원을 출자하면서 자금을 보탰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코어엔텍 인수로 E&F는 폐기물 투자 실적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E&F는 2014년 출범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10여개 환경 기업 인수, 매각하며 폐기물 강자로 정체성을 다져왔다. △영흥산업환경 △나노원 △인선이엔티 △파주비앤알 △대원그린에너지 △아이코닉스 △코엔텍 △새한환경 △환경에너지솔루션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다. 이 가운데 인선이엔티와 영흥산업환경,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환경에너지솔루션 등은 엑시트까지 마무리 지었다.
올해도 IS동서와의 두터운 협업관계를 이어나간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 초 환경에너지솔루션을 IS동서에 매각하면서, IRR 4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선이엔티와 코엔텍, 새한환경, 영흥산업환경, 코어엔텍 등도 IS동서와의 협력관계를 톡톡히 보여준 포트폴리오다. 환경 관련 기업을 인수할 때 IS동서를 전략적투자자(SI)로 섭외하는가 하면 일부 기업은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구축해왔다. E&F 역시 지난해 IS동서가 보유했던 이누스를 인수하며 건자재 시장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폐기물·건자재에서 물류·소프트웨어로 '점프업', 내년 신규 펀드레이징 착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올해 E&F의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E&F는 그간 폐기물 투자와 엑시트 실적을 쌓으며 '폐기물 전문 FI‘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최근 몇 년간 투자 영역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폐기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 투자처 발굴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네덜란드의 바이오항암제 제조사 글리코스템에 투자하면서 첫 바이오 트랙레코드를 쌓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 화강석 생산업체 삼덕개발과 애니메이션 기획 전문업체 아이코닉스에 투자한 데 이어 이누스를 인수하며 석산·콘텐츠·건자재 시장까지 발을 들였다. 아이코닉스의 경우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치로와 친구들' 등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로, 꾸준한 글로벌 시장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엑시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물류와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찍었다. 성장 산업에 속하면서도 E&F의 기존 폐기물 포트폴리오들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올 3월 말레이시아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썸(Carsome)에 투자했고, 4월에는 화물운송 플랫폼 업체 원콜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향후 물류 운송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을 눈여겨본 결과였다.
연말에도 딜 소싱을 지속하면서 또 하나의 트랙레코드를 쌓은 것도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E&F는 최근 글로벌 핀테크 솔루션 개발업체 아데나소프트웨어에 300억원을 투입해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 국내 폐기물 업체는 대부분 전통적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만큼 맞춤형 아데나소프트와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E&F는 앞으로도 환경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저마다 투자를 중단하거나 미루는 상황에서도 E&F는 투자 메리트가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며 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2호 블라인드 펀드를 40%가량 소진한 만큼 내년 신규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재생에너지·2차전지 재활용 등 환경 전반을 비롯해 기존 폐기물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새 트랙레코드로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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