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고주파 의료기기 제조 '알에프메디컬' 매각 추진 50여개국 수출 글로벌 경쟁력 강점, 매매가격 1000억 수준 전망
김예린 기자공개 2023-01-05 08:14:0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인 알에프메디컬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의료용 고주파 치료기기를 제조하는 전문업체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엑시트 수익률이 기대된다. 최근 유니슨캐피탈이 메디트를 MBK파트너스에 2조원 중반대 매각하는 데 성공하는 등 의료기기 매물이 높은 밸류를 인정받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올해 알에프메디컬 경영권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이 좋은 만큼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 매각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틱은 앞선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거쳐 총 268억원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 67.8%를 취득했다.
셀링 포인트는 기술력이다. 알에프메디컬은 2003년 출범한 고주파 의료기기 제조 전문기업이다. 해외 의료기기 완제품에 의존하던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서 세계 최초로 고주파 자궁근종 용해술 장치를 개발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용해술이란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침으로 근종 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을 말한다.
글로벌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암치료 및 하지정맥류 고주파 의료기기 제품을 글로벌 50여 개국에 판매 중이다. 이 시장은 미국의 메드트로닉, 존슨앤드존슨 등 5개 정도의 다국적 기업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과점 구도인데, 알에프메디컬은 자체 기술력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쌓아놓은 진입장벽을 뚫고 꾸준히 성장해왔다.
알에프메디컬 고주파 의료기기의 차별화 포인트는 최소 침습법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복하거나 다른 부위에 손상을 주는 일 없이 환부만 고열로 익혀 치료하는 기법으로, 신체에 최소한의 무리를 주면서도 기존 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현재 고주파 간암 치료기를 비롯해 갑상선 종양, 폐암, 신장암, 골암, 하지정맥류 등 다양한 질병을 최소 침습법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알에프메디컬은 독과점 시장을 뚫는 데 성공해 매출 비중의 80%가량이 수출에서 나온다. 독과점 시장이니만큼 진입하기도 어렵지만 신규 플레이어도 들어오기 힘들어 경쟁력을 꾸준히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기가 갈수록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알에프메디컬은 이미 진입해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업사이드 포인트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럽연합(EU)는 의료기기 지침(MDD)을 의료기기법(MDR)으로 상향하는 법을 2021년부터 시행 중으로 오는 2024년 유예기간이 종료된다.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준비 사항이 많아지는 만큼, 철저한 준비 없이는 유럽 시장진출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진출해 매출을 내고 있는 알에프메디컬 입장에서는 호재인 셈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1000억원대다. 인수 당시에 비해 재무제표 수치가 월등히 좋아졌고, 지속적인 성장세도 기대된다는 점에서다. 알에프메디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8년 각각 73억원, 19억 7000만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예상치 기준 각각 150억원, 50억원으로 배로 증가했다.
의료기기 M&A의 경우, EV/EBITDA(기업가치를 세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 멀티플이 15~20배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메디트의 경우 작년 연매출 2700억원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인수가격이 2조4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메디트의 올해 실적 기준 EV/EBITDA 멀티플은 약 16배다. 다만 작년부터 메마른 유동성이 올해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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