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重 제일 좋은데…' HD현대그룹의 아쉬움 삼호重 일감 충분해 수주목표 70% 하향… IPO 철회로 한조양 신사업 자금마련 기회 사라져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12 10:38:4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전년 대비 낮춰 잡았다. 글로벌 선박시장의 발주량 감소를 고려하면서도 이미 확보해 둔 일감이 충분한 데서 나오는 여유가 묻어난다는 평가다.그룹차원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들 중 수주목표에서 나타나는 눈앞의 전망이 가장 밝다. 계획대로 IPO를 추진했다면 한국조선해양에 신사업 자금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었겠지만 이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의 2023년 수주목표를 133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년도 수주실적 228억3900만달러 대비 41.8% 낮아졌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일감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올해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선별 수주의 관점에서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수주목표의 140.5%를, 2022년 151.8%를 각각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사의 안정적 일감 기준인 2년치를 넘어 3~4년치의 일감을 쌓아둔 것으로 추정한다. 물량보다 수익성을 추구할 '여유'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 한국조선해양에서 생산능력 대비 일감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가장 높은 조선 자회사는 현대삼호중공업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들의 수주목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의 올해 수주목표가 70억달러로 전년 수주실적 대비 32.8%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미포조선은 37억달러로 2.6% 낮아졌다. 그런데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조선 수주목표가 26억달러로 전년 실적 대비 70%나 급감했다.
대형선박 건조 조선사의 리드타임(선박 수주에서 인도까지의 기간)은 통상 2~3년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3년 동안 수주목표 달성에 실패한 해가 없다. 특히 신조선가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에는 무려 191.7%의 달성률을 보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목표가 급감한 것은 도크에 질 좋은 일감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수주뿐만 아니라 실적 측면에서도 전망이 밝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506억원을 내며 국내 개별 조선사들 중 가장 먼저 분기 적자를 탈출했을뿐만 아니라 가장 큰 이익을 기록했다. 이미 2021~2022년의 선가 상승기에 수주한 물량의 작업이 시작된 만큼 이익 수준은 향후 2~3년에 걸쳐 꾸준히 높아질 공산이 크다.
한국조선해양으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IMM PE와 2017년 맺은 현대삼호중공업 투자유치 계획을 최근 종료하며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공식적으로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증시 부진이다. 애초 두 회사는 현대삼호중공업을 2022년 안에 상장하기로 했으나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기한을 2024년으로 연장했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HD현대그룹의 오너3세 정기선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순수지주사에서 친환경 선박기자재 및 엔지니어링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신사업을 위해 연료전지 등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분야에서는 인수합병도 불사한다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은 국내에서 실적 기대치가 가장 높은 조선사다. 기업가치를 향한 눈높이도 높을 수밖에 없다. IPO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었다면 한국조선해양에게도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증시 부진에 이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재개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며 “조선사업의 상황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IPO가 아니라도 한국조선해양의 신사업 자금을 충분히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바이오 클러스터 기행|대전]현실에서 쌓은 노하우, 집단지성의 믿음 '대전 CFO모임'
- 핑거랩스, 엑스클루시브 플랫폼 '비긴즈유스' 공개
- 초록뱀미디어, 웹3.0 'BTS화양연화' 기반 창작 드라마 사전판매 호조
- 종근당, 케이캡 공백에도 1분기 매출 '선방'
- 보로노이, 또 '기술반환' 반전 키는 'VRN07'
- '2세 경영' 이디야, '역성장' 위기 고리 끊는다
- 이디야, '2세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재직'
- [클리니컬 리포트]지아이이노베이션, IL-2 면역항암제 승부수 'SC 추가'
- [VC 투자기업]울트라브이, 교보증권 주관사로…스팩 우회 상장 고려
- 키로스벤처, 전북혁신펀드 '액티부키' 마수걸이 투자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olicy Radar]보험사 감독강화 예고, 손보보다 부담 큰 생보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카카오페이손보, 아직은 회계관리보다 '사업확대'
- [보험사 GA 열전]라이나원, 처브그룹 부분적 제판분리는 성공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처브라이프, 안정적 평가에도 킥스 경과조치 신청 이유는
- 고비 넘는 MG손보 매각, 예보 "예비인수자 모두 적격"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GA 열전]삼성보험 GA 2사, 화재 매출우위 속 적자탈출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