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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는]이복현 원장의 경고…우리금융 임추위에 영향 줄까관치금융 논란 때마다 '공식 석상'에서 입장 밝혀…"선출 절차 객관성에 대한 의문"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30 07:00:5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CEO) 선출 절차가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과정의 객관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 원장의 발언 시점이 중요하다. 회장 후보 숏리스트(Short list)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문제제기여서 회추위에 직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력하게 떠오른 후보별 판세도 이 원장의 발언으로 크게 뒤바뀔 수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6일 보험업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회장 선출 절차의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임추위의 회장 선출 절차를 전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롱리스트(1차 후보)가 어떤 기준과 경로로 작성된 건지, 그중 어떤 방식으로 적격 후보자를 걸러 숏리스트를 만들 건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량·정성적 평가를 하는 게 선출의 기초일 텐데 과연 이를 위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과연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발언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우리금융 임추위의 숏리스트 선정 하루 전날 이 원장은 강도 높은 발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쏟아 냈다. 사실상 우리금융 임추위의 ‘올바른 판단’을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의미가 깊다. 지난 25일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금융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해묵은 갈등을 봉합해 경쟁력 있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융권에선 임 전 원장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정관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실상 차기 회장에 낙점됐다는 후문이 돌았다. 금융위와 정권 차원에서 임 원장을 지지한다는 뒷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 노조 등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원장이 진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번 발언은 지난 BNK금융그룹 회장과 IBK기업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이 원장이 메시지를 던져 관치금융 논란을 잠재웠던 상황과 패턴이 유사하다.

이 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초 금융사 CEO 선출 과정에서 관치금융이 불거질 때마다 직접 공개 발언을 통해 논란을 잠재워왔다. ‘공식 행사 뒤 기자단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원장의 소신발언이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BNK금융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후보가 난립하며 관치금융 논란까지 벌어지자 전면에 나서 상황을 정리했다. 이 원장의 발언 이후 BNK 회추위는 논란이 됐던 '올드보이'와 '관 출신 인사’들을 배제했다. 6명의 1차 후보 중 4명은 BNK금융 내부, 2명은 신한·하나은행 출신들로 꾸렸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롱리스트에 있는 후보 중 오래된 인사라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그런 것들은 사외이사들이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장 선출 절차도 마찬가지였다.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외부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되며 관치논란이 거세지자 이 원장이 나서 상황을 정리했다. IBK기업은행장 역시 ‘감독 당국 차원에서 지지하는 인사가 없고, 특정 후보를 내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상 설립 목적을 두고 있고 제청권자와 임명권자를 정하고 있다”며 “제도 취지와 절차 등에 기인해 기업은행 관치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의 공개 발언 이후 BNK금융과 IBK기업은행은 모두 내부출신 인사들이 모두 CEO에 선출됐다. BNK금융은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IBK기업은행은 김성태 전무이사(수석부행장)를 선출했다.

이 원장의 발언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히 크다. 특히 이 원장은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해선 전혀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드 보이’와 ‘특정 세력의 지지를 받는 후보’ 등에 대해선 여지를 두지 않고 있다.

더불어 이 원장은 금융사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도 크다. 본인 스스로 금감원 내부에서부터 인적쇄신을 통해 새로운 세대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당국이 먼저 세대교체를 선도하면서 금융사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지배구조를 정착하기를 주문해왔다.

전통적인 방식대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을 안분하고 여기에 외부 후보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숏리스트가 2인으로 압축될 경우 내부 후보와 외부 인사의 대결 구도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신현석 우리아메리카법인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7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임추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이 가운데 중 2~3명으로 숏리스트를 압축할 예정이다. 이 원장의 발언이 막판 숏리스트 선정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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