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리스크 진단]책준 신탁 키운 신한자산신탁, 리스크도 커졌다⑨부실자산 회수 부진, 자본력과 재무구조 '방패'
정지원 기자공개 2023-01-31 07:50:04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악화에 신탁사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업을 위해 빌린 PF 대출 부실화 문제는 시행사와 신용보강에 나선 시공사만의 고민이 아닌 탓이다. 중소형 시공사에 책임준공확약 상품을 제공해 온 신탁사로도 재무 부실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국내 주요 부동산신탁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유동성 등 재무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를 단기간 가장 급격하게 늘린 신탁사다. 신한금융지주가 처음 지분을 인수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신규 수주 업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중소 시공사를 둘러싼 위기감이 여전한 가운데 리스크 관리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재무 완충력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준 신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업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이를 바탕으로 3000억원대 현금을 쌓아놓은 상태다. 일부 신탁계정대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자본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 고정이하자산 비율 업계 최대 수준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50.3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4개 신탁사 중 2위를 차지했다. 은행 계열 신탁사 중에서는 가장 높다.
통상 고정이하자산은 부실자산으로 평가된다.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뉜다. 신한자산신탁의 경우 추정손실자산이 높은 편이다. 2021년 말 기준 집계된 추정손실자산 비중은 15%에 달한다. 업계 평균 추정치 5%와 비교했을 때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과거 참여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의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신탁계정대여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서 자금 부족이 발생할 경우 신탁사가 직접 투입한 자금이다.
물론 신한자산신탁은 신한금융지주 편입 후 차입형 토지신탁을 점차 줄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9년 5월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인수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잔여 지분 40%를 사들이면서 아시아신탁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명도 신한자산신탁으로 변경했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금융지주 특성에 따라 신한자산신탁도 고위험 사업 수주를 줄이는 행보를 보였다. 차입형 신탁원본 규모는 2019년 말 47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말 3332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다시 3450억원으로 소폭 늘어난 상태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 감소세가 그쳤다는 의미다.
◇ 4조 넘는 책준 신탁 PF 대출금 '관리 부담'
이 가운데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을 급격히 불린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자산신탁은 신한금융지주가 지분을 인수하기 전 전무하다시피 했던 책준 신탁 사업을 100여 건 이상으로 늘린 상태다.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의무 부담 약정을 체결한 사업은 2018년 말 5건이었다. 2019년 신한금융지주가 일부 지분을 인수한 뒤 빠르게 책준 신탁 수주를 늘렸다. 은행 계열의 우수한 신인도가 바탕이 됐다. 그 결과 2021년 말 관련 사업장이 122건으로 급증했다. 총 PF 대출금액은 4조3450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책준 신탁 신규 사업 점유율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규 수주 계약액 110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계약액 1897억원의 60%에 가까운 수준이다.
최근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의 잠재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책준 신탁은 신탁사가 신용도가 낮은 중소 시공사가 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이를 보강하도록 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주요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 무차입 경영 기조, 재무완충력은 우수
개별 사업장에 대한 관리는 필요하지만 전사적으로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책준 신탁 사업 기회가 늘면서 수년간 수익성 대폭 개선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금성 자산을 쌓아 놓는 등 재무완충력을 확보한 상태다.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는 등 재무구조도 우수하다.
신한자산신탁의 현금 및 예치금은 2019년 말 162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 말에는 2266억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378억원까지 늘었다. 우수한 사업 수익성을 바탕으로 현금성 자산이 단기간 스무배 가량 불어난 셈이다.
이에 비춰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3억원을 기록한 고정이하자산은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책준 신탁 사업장 PF 규모가 4조원을 웃돌긴 하지만 우량 사업을 선별해 온 만큼 일부 사업장 리스크가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무차입 경영기조가 바탕이 된 탄탄한 재무구조도 방패가 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의 차입금 및 사채 등을 포함한 차입부채는 0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기타부채를 포함한 부채총계는 1073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 3062억원으로 부채비율 35.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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