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는 해체했는데…KB금융 매트릭스 차이점은 계열 영업총괄 설치 여부 관건…'리스크 분산효과' 분석
이돈섭 기자공개 2023-02-15 10:16:21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0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지난해 매트릭스 조직 해체 여파가 금융업계 전반에 번질 지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쟁 금융지주사인 KB금융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KB금융은 자산운용(AM) 사업부문을 신설하는 등 오히려 기존 체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결과적으로 두 금융그룹 매트릭스 조직 운영 성과가 서로 엇갈린 셈인데, 지주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 영업을 총괄하는 권한을 부여했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그룹은 조직 재편 과정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해체했다. 이는 과거 라임펀드 사고 영향이 컸다. 라임펀드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매트릭스 조직 리스크 관리 체계를 문제 삼은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각 계열사 주도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2년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했다. 각 계열사 사업 총괄 임원이 지주 임원을 겸직하면서 매트릭스 조직을 총괄하는 식으로 운영해 왔다. 과거 신한그룹 WM 매트릭스 조직의 경우 안효열 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신한지주 부사장직을 겸임하면서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주요 계열사 WM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신한그룹 소식에 정통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경우 매트릭스 조직의 수장인 그룹장이 특정 상품을 판매하라고 지시를 내리면 각 계열사 판매 창구에 즉각 올릴 수 있는 구조였다"고 설명하면서 "지주사가 계열사 사업을 완전히 통제했지만, 거꾸로 관리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단점도 함께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KB금융의 경우 신한금융과 조금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KB증권 매트릭스 조직은 지주가 기획과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상품 소싱과 영업은 증권 내 조직이 담당하는 식이다. 현재 KB금융 WM·연금 총괄이 KB국민은행 부행장과 KB증권 부사장을 겸직하며 사업을 총괄하고 각 계열사가 개별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KB금융의 매트릭스 조직은 신한금융과 비교해 의사결정 속도가 다소 느릴수는 있겠지만 고객 관점에서 상품 선정 기준과 판매 프로세스를 마련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은 KB금융지주 주도로 지난해 10월 서울 압구정동 인근에 초고액자산가(VVIP) 대상 복합점포 '더퍼스트'를 개소했는데, 은행과 증권 간 유기적 협력관계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KB금융식 매트릭스 조직의 경우 책임소재가 분명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매트릭스 조직을 꾸리는 이유는 계열사 각 조직을 기능별로 엮어내기 위해서인데, 계열사 내 총괄 임원이 따로 있는 경우 지휘 체계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같은 매트릭스 조직이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 과정에서 KB금융은 기존 매트릭스 조직에 더해 AM 부문을 신설하는 등 계열사 간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가 총괄하는 AM 부문은 금융지주 전 계열사 중장기 자산운용 정책방향 수립을 지원하는 한편, 고객 자산운용 성과를 분석하고 그룹 역량을 제고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한금융 매트릭스 조직 해체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면서 KB금융 등도 결국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다는 관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각 조직의 미세한 운영 상 차이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큰 차이를 낳았고, 결과적으로 지주 차원 조직 관리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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