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쌍쉐의 재도약]쌍용차, 'KG모빌리티'에서는 전동화 아쉬움 지울까②코란도 이모션에서 전동화 노하우 부족 드러내… 토레스 전기차로 시장 공략 재시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13 07:31:00
[편집자주]
국내 자동차시장에는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완성차업체가 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한국GM의 중견 3사가 그들이다.. 현대차와 기아 두 대형사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사이 이들은 적자의 수렁에 빠져 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점차 완화하면서 3사 역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낼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더벨은 재도약에 나서는 자동차 중견 3사의 경영전략과 재무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는 2023년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하고 KG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새 시작과 함께하는 차종은 새롭게 ‘효자’로 떠오르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토레스다.토레스는 지난해 가솔린 모델로 출시돼 쌍용차의 부활을 견인했다. 쌍용차는 올해 초 토레스의 LPG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으며 하반기 중 전기차 모델도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특히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은 쌍용차가 향후 KG모빌리티로서 전동화 시대의 자동차시장에서 생존성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앞세워 올해 2가지 도전에 나선다. 앞서 1월 쌍용차는 토레스의 가솔린-LPG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가솔린과 LPG 두 연료의 탱크를 꽉 채우면 최대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토레스는 지난해 7월 출시돼 반년 만에 2만16대 판매고로 그 해 쌍용차의 차종별 판매량 2위에 오르는 등 흥행가도를 달렸다. 쌍용차가 토레스의 인기를 기반으로 장거리 주행을 원하는 고객층을 끌어모으는 한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 가능성을 점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코드네임 ‘U100’으로 알려진 신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U100은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로 차명은 ‘토레스 EVX’로 예상되고 있다. 이 차는 쌍용차가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출시하는 첫 신차가 될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U100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쌍용차가 U100으로 토레스의 흥행몰이를 재현할 수 있다면 그동안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혀 왔던 전동화 전환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쌍용차는 지난해 2월 국내 시장에 전기 SUV ‘코란도 e-모션(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다. 유럽에서는 이보다 빠른 2022년 1월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였다. 쌍용차가 그간의 경영난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전환 추세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코란도 이모션은 지난해 301대 팔리는 데 그쳤다. 내수시장으로 한정하면 판매량은 114대뿐이다. 애초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의 사전계약 물량을 1000대 안팎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많은 3500대 수준의 사전계약 신청이 몰리자 적시에 수요 대응을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란도 이모션에 탑재될 배터리의 패키징을 담당한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배터리 패키징의 대체자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코란도 이모션의 시행착오는 쌍용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아직 사업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쌍용차는 지난해 11월 LG전자로부터 배터리 패키징사업을 넘겨받은 업체 모트렉스와 계약을 맺고 코란도 이모션의 생산을 다시 본격화했다. 다만 코란도 이모션의 판매는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차후 출시할 U100에 생산여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쌍용차는 올해 1월14일~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3 브뤼셀 유러피안 모터쇼’에 코란도 이모션을 포함해 5개 차종을 앞세워 참여했다. 다만 여기에 토레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차종을 제외했다는 점에서 쌍용차가 U100으로 유럽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토레스의 후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쌍용차는 U100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코란도 이모션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배터리를 완전히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2021년 12월 중국 전기차 기업집단 BYD그룹의 배터리 제조사 핀드림인더스트리와 MOU를 맺어 U100에 탑재될 배터리의 개발 단계부터 협업하고 있다.
쌍용차와 BYD의 협업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공동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점에 더욱 주목하는 시선도 나온다. 쌍용차가 U100에서 그치지 않고 2024년 코란도를 재해석한 전기차 ‘KR10’, 전기 픽업트럭 ‘O100’의 출시도 잇따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을 예시로 들며 “자동차회사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보유 유무는 향후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도 그간 늦었던 전동화 전환의 고삐를 당기기 위해서는 전용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최근의 흥행 모델 토레스에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는 것은 토레스의 후광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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