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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오너십 해부]위기 마다 ‘매각’…OK캐피탈, 대주주 잔혹사 끊어낼까①화신그룹·제일은행·씨티은행 거쳐 OK금융으로…올해 지분 구조 변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3-02-20 08:34:20

[편집자주]

올해에도 여신전문금융업계에는 찬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들보다 대주주 지원 여력이 작은 중소형사들에게 위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올 수 있다. 중소형 여전사들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여력,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중소형 여전사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캐피탈은 50년에 가까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현재 업계 내 위상은 약 20위권으로 그 역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가 경영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매번 매각 되는 등 대주주 리스크가 반복된 탓이다.

최근 수년 동안은 OK금융그룹 품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 2금융권 전체적인 업황 악화가 그룹 경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OK캐피탈이 대주주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75년부터 48년동안 존속…대주주 리스크에 청산 위기도

OK캐피탈의 시작은 1975년 1월 설립된 ‘화신타이거리싱’이다. 당시 주요 대기업 그룹 중 하나였던 화신그룹이 51%의 지분을 출자했고 미국의 타이거리싱그룹이 49%를 출자해 합작법인을 출범했다. 화신타이거리싱은 같은 4월 재무부로부터 시설대여업 인가를 받았고 5월 영업을 개시했다. 화신타이거리싱은 한국산업리스와 한국개발리스에 이은 국내 3호 리스회사다.

화신타이거리싱은 설립 5년만에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오일쇼크를 거치며 대주주 화신그룹이 부도를 맞이하게 됐고 1980년 최종 해체됐다. 1981년 2월 화신그룹의 지분 51%를 제일은행에서 인수했으며 타이거리싱그룹의 지분 49%는 미국 씨티은행의 COIC(Citibank Overseas Investment Corporation)가 매입했다. 화신타이거리싱은 같은 해 8월 제일씨티리스로 상호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다음 위기는 IMF 외환위기때 찾아왔다. 제일은행이 1997년 부실 위기에 놓이자 자구책의 일환으로 제일씨티리스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 대상자는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미국 씨티은행이었다. COIC는 2000년 10월 우리사주 지분(1.8%)을 제외한 제일은행 소유 지분 49.1%를 전액 인수했다.

씨티은행은 곧장 상호명을 씨티리스로 변경하고 2004년 12월 씨티파이낸셜코리아와 씨티리스를 합병했다.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씨티은행이 대금업 진출을 위해 2002년 설립한 자회사다. 합병 법인은 한국씨티그룹캐피탈로 상호명을 바꿨고 2010년 한국씨티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씨티은행의 한국 시장 진출 의지는 약 5년 만에 꺾였다. 2010년대 들어 캐피탈업계를 포함한 2금융권의 업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씨티은행은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한국 캐피탈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411억원, 474억원을 기록했던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75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12년에도 5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각을 공식 추진한 2015년에는 당기순손실 규모가 13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현 OK금융그룹)이 원매자로 나섰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노조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다. 대부업 계열 금융사로 매각된다는 것이 주요 반발 이유였다. 이에 씨티은행 측은 매각이 결렬될 경우 청산을 하겠다는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국 2016년 1월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가 지분 100%를 최종 인수했다.

◇OK금융그룹, 전폭 지원…2금융권 업황 악화로 재무 부담 가중

OK금융그룹은 상호명을 현재의 OK캐피탈로 변경한 후 곧장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2016년 4월 9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6월 오케이아프로캐피탈과 합병했다. 오케이아프로캐피탈은 2009년 여신전문금융사 한국IB금융을 사모펀드 ‘CF인베스트먼트’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대주주의 자본 확충과 계열사 합병을 계기로 OK캐피탈은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2015년말 7632억원이었던 총 자산은 이듬해말 1조1807억원으로 54.7% 증가했으며 2017년말 1조5611억원으로 32.2% 늘어났다. 2015년 -13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2016년 268억원으로 흑자전환 했으며 2017년 327억원으로 22% 증가했다.

이후에도 OK캐피탈은 성장가도를 이어갔다. 2019년말 기준 총 자산 2조1808억원을 기록하며 자산규모 2조원 돌파에 성공했으며 당기순이익도 53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이번 위기에 대한 대주주의 선택은 매각이 아닌 ‘지원’이었다.

2020년 10월 대주주 오케이홀딩스대부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OK캐피탈에 지원했다. OK캐피탈은 이를 바탕으로 영업을 더욱 확대했고 2019년 1조8885억원이었던 평균 운용자산은 2020년 2조955억원으로 11% 증가했다. 2021년에는 33.5% 증가한 2조79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3조4300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만에 운용자산을 22.6% 늘렸다.

순익 역시 2019년 533억원에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696억원, 844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순익은 935억원으로 전년 동기(449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OK캐피탈에 대한 OK금융의 지원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OK금융의 핵심 사업 분야인 2금융권의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계열사 지원에 대한 그룹의 재무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OK홀딩스대부는 지난해 9월 핵심계열사 OK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98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1994억원)대비 71.3% 줄어든 116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OK홀딩스대부가 OK캐피탈이 발행한 사모사채 600억원을 전액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OK홀딩스대부는 지난해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에 OK캐피탈 주식 일부를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8일 OK홀딩스대부는 계열사 예스자산대부에 OK홀딩스 지분 10%(111만2700주)를 860억원에 처분했다. 예스자산대부는 계열사 엑스인하우징(26%)과 최윤 OK금융 회장(20%)과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회사다.

내달에는 OK캐피탈과 예스자산대부의 합병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 역시 재무구조개선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조치다. 합병 과정에서 OK캐피탈은 신주 445만2056주를 발행해 예스자산대부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준다. 총 주식 수는 1558만주로 늘어날 예정이며 최 회장을 비롯한 예스자산대부 주주는 지분율 28.6%를 차지하게 된다. 예스자산대부가 보유하고 있던 OK캐피탈의 주식 10%는 자사주 지분(7.14%)으로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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