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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균주 논란]대웅제약, 항소로 리스크 선긋고 '내부 전열 정비'부터②톡신 사업 상징 '나보타사업본부', 해외 파트너사 에볼루스 구심점 두고 확장 지속

최은수 기자공개 2023-02-21 12:51:00

[편집자주]

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 중의 독. 보툴리눔 톡신의 핵심인 균주를 둘러싼 논란이 전환점을 맞았다. 당초 대부분의 업체들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균주 출처 비공개 기조를 이어왔다. 이들은 국내 1호 업체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시장을 뺏긴 '원조의 몽니'로 여겼다. 그런데 대웅제약과의 민사 판결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톡신 제조사의 균주 출처 관련 리스크와 각사별 대응 전략, 향후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와의 국내 특허 분쟁 민사소송 1심 직후 대웅제약은 항소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회사의 주가는 아래로 요동쳤다. 시장에선 이번 민사 1심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과 국내 형사(무혐의)를 뒤집었다 판단했다. 또 대웅제약이 톡신 사업 종료에 준하는 판결을 받았다 보고 사업부 축소와 관련 부서 정리해고에 나서리란 온갖 추측을 쏟아냈다.

위기 속 대웅제약의 선택은 '내부 결집'이었다. 먼저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대표가 앞장서서 흔들릴 수 있는 임직원을 독려했다. 더불어 회사는 민사 결과가 자사의 톡신 제제 나보타의 해외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을 토대로 '나보타사업본부', 그리고 해외 파트너사를 중심에 둔 확장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법리, 균주 출처 공방 전 내부 결속 주력 '리스크 확장 차단'

재판부는 대웅제약으로 하여금 400억원의 배상금을 메디톡스에 지급하고 톡신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라 명령했다. 대웅제약은 항소에 돌입하고 법원으로부터 해당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인용받으며 리스크 확장을 차단했다.

이미 7년을 이어 온 양측의 균주 관련 논란은 다시금 민사에서도 지리한 공방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다만 이번 소송 1심 결과에서 대웅제약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진 만큼, 대웅제약은 앞서의 사법부 판단을 뒤집고 사측 주장을 입증할 추가 법리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장에선 대체로 대웅제약의 톡신 사업 영속성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전방위적인 제재 앞에 놓인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에 대한 시각 편차는 있지만 의견은 대웅제약이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놓였다는 쪽으로 모인다. 10일 첫 판결 이후 증권가에서 대웅 및 대웅제약의 목표가를 줄하향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웅제약은 전 임직원을 독려하는 것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 나섰다.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민사 1심 판결이 나온 주말에 '최고경영자 편지(CEO Letter)'를 통해 "1심 판결은 곧 집행 정지돼 나보타의 국내외 사업은 문제없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고 각자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ITC 재판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을 극복해낸 경험이 있으므로 그때처럼 모두 각자 자리에서 맡은 업무를 충실히 하다 보면 어떤 어려움도 다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판매 지역에 대한 공급분 역시 과거 합의를 통해 모든 권리가 보장돼 있는만큼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재차 임직원들의 합심을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이 내려진 직후 시장에서 대웅제약이 나보타사업부를 비롯한 관련 부서 감축에 나설 것이란 루머가 돌 정도로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었다"며 "대웅제약은 내부 결속에 나서면서 리스크를 이겨내자는 기조를 확립하면서 부정적인 우려를 일소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법적 공방 앞두고 '나보타, 나보타사업본부, 에볼루스 파트너십' 건재 어필

법률 리스크에 직면한 대웅제약 CEO가 이례적으로 주말에 전 직원 서신을 보낸 데엔 '나보타' 중심 톡신 사업이 흔들릴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그만큼 대웅제약에 있어 나보타, 그리고 나보타사업본부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100여 종이 넘는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대웅제약이 특정 제품명으로 사업본부를 꾸린 건 바로 '나보타'사업본부가 유일한 것도 톡신 사업이 갖는 사내 위상을 방증한다. 해당 본부는 2014년 나보타를 국내에 출시한 이듬해인 2015년 설치됐다.

회사는 톡신 사업의 구심점인 나보타사업본부가 건재하면 앞으로 이어질 법적 공방 속에서도 현재 해외 중심으로 꾸려진 사업 확장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현재 대웅제약의 해외 사업은 앞서 나보타사업본부와 해외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키를 잡고 있다.

대웅제약이 이같은 판단을 내린 기저엔 메디톡스를 비롯한 3자간 ITC 합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사 협의에 따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대웅제약은 합의 내용에 이미 한국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나보타를 제조해 미 파트너사 에볼루스에 수출하고 에볼루스가 제품을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근 인용된 집행정지엔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제조해 에볼루스에 수출할 수 있는 권리와 에볼루스가 제품을 계속 상업화 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에볼루스는 2021년 2월 메디톡스와 합의를 통해 대웅제약·메디톡스 양사간 한국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제조 및 상업화를 규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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