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4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파트너스가 남양유업 인수합병(M&A) 분쟁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사측에 보유 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취득을 요구하면서 주주권 행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로서는 다른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차파트너스는 향후 한앤컴퍼니가 인수를 완료하더라도 견제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차종현 차파트너스 대표는 27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남양유업 법정 분쟁을 잘 보면 파는 사람(홍 회장)이나 사는 쪽(한앤컴퍼니) 모두 주당 82만원이 싸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남양유업의 순자산가치로 계산하면 주당 116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최대주주와 미래의 최대주주가 있지만 다른 주주도 있다"며 "경영권이 바뀌는 이벤트에서 일반 주주들이 소외되지 않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차파트너스는 이달 15일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을 하고 이날부터 공개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배주주 M&A 과정에서 소외된 일반주주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일반주주가들이 갖고 있는 지분 50%를 공개매수 방식을 통해 자사주로 취득할 것을 제안했다. 주당 82만원 씩, 총 금액은 191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 대표는 자사주 취득 방식을 제안한 건 아직 한앤컴퍼니의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의 방책을 제시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과 법정다툼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딜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한앤컴퍼니에 선의로 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동일한 효과는 이번 주총 결의를 통한 자사주 매입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앤컴퍼니가 동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앤컴퍼니는 올 정기주주총회 때 주주가 아닌 상태인데 M&A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조항을 고려할 때 동의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파트너스는 한앤컴퍼니를 접촉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10일 한앤컴퍼니에 지배주주 변경을 전제로 전체 주주가치 제고 방안 논의를 위한 서신을 발송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소송이 진행 중으로 대화가 어렵다는 내용을 법무법인을 통해 회신했다.

차파트너스는 한앤컴퍼니가 향후 홍 회장과의 소송전을 마무리한 뒤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견제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상장사를 인수한 이후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지배주주 변경 후에도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올 정기주총에서 감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제안한다. 감사 후보자는 심혜섭 변호사다. 그는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담우 등을 거쳤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언론홍보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