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로펌 부동산팀을 움직이는 사람들/thebell interview]"부동산 PF 사태, 경제위기보다는 침체기"②권진홍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09 08:15:40

[편집자주]

대형 로펌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TFT를 발족했다. 고금리 기조로 대형 건설사마저 휘청이자 전문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게 필요했다. 기존 조직만으론 새롭게 불거진 리스크의 법률자문을 제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맞춰 부동산·금융·구조조정 등 각분야의 핵심 인력을 한데 모았다. 더벨은 주요 로펌 TFT 대표자들을 만나 부동산 법률자문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광장은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 때마다 전면에서 활약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에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기업들의 법정관리 절차를 도왔다. 은행업계나 카드업계를 대리해 시장에 나온 부실채권(NPL)을 매각하는데도 일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라는 새로운 경제위기를 맞이한 지금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동산 PF 리스크관리팀'이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팀(TFT) 조직을 꾸렸다. 참여한 전문가 수만 50여명에 달한다.

TFT의 팀장직은 오랜 기간 금융그룹 내 NPL팀과 부동산금융팀에서 활약한 권진홍 변호사(연수원 30기·사진)가 맡았다. 권 변호사를 주축으로 NPL팀부터 기업구조조정팀, 부동산금융팀, 건설부동산팀, 송무팀 등이 참여했다.

◇'전문화·협업 중시' 부동산 PF 리스크관리팀 출범

광장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PF 리스크관리팀이라는 이름의 TFT를 발족했다. TFT는 부동산 PF 시장이 냉각기를 맞이하자 시행사부터 시공사, 대주단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각도의 자문을 제공할 목적으로 마련됐다.

목적에 걸맞게 광장 내 다양한 팀이 TFT에 참여했다. 금융그룹 내 NPL팀에 기업구조조정팀, 부동산금융팀, 건설부동산팀 등 핵심 인력들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TFT가 꾸려졌다. 소송과 관련된 문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송무팀 인력도 TFT에 합류했다.

광장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광장 내 운영위원회는 개별팀간의 협업을 권장하고 있다. 하나의 사안을 처리하는데 있어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나의 자문에 동일한 팀 소속의 변호사들만 참가할 시 운영위원회 선에서 제동을 걸기도 한다.

권 변호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광장에서는 전문화와 협업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고히 자리잡았다"며 "최근 법률 이슈가 과거에 비해 훨씬 복합적인 양상을 띄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다양한 팀간의 협업이 용이한 광장으로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법률 이슈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TFT 구성원들이 현안 점검을 위해 매주 모이는 자리에서도 그들의 협업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개별팀에서 수임한 사건들 중 부동산 PF와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팀마다 각기 다른 시장 참여자들을 대리하는 만큼 의견 교환도 활발한 편이다.

권 변호사는 "동일하게 부동산 PF에 대한 수임이 들어왔더라도 어떤 시장 참여자를 대리하는지에 따라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며 "TFT에 참여한 전문팀들이 각기 다른 마켓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문을 구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대주단 관심사 '상환 리스크', 시장 전체 이익 도모 필요성

금융그룹 소속인 권 변호사는 대주단 위주로 소통하고 있다. 현재 TFT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법률 질의들은 대출 만기와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만기를 연장하는 대신 반대 급부로서 대주단이 요청하는 사항들을 계약서에 반영하는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대주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상환 리스크다. 대주단은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반대 급부를 요청한다"며 "요청사항을 계약서에 적절히 반영하는 대신에 만기 연장을 위해 추가로 고려해야 할 법적 이슈들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들이 겪고 있는 공사비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심하는 상황"이라며 "공사비 인상률이 가파를 시 결국 공사비 증액으로 이어져 대주단의 상환 재원은 줄어들게 된다. 대주단과 시공사, 시행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공사비 인상 및 지급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권 변호사는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TFT를 조직했음에도 부동산 PF 사태가 시장의 우려에 비해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도 IMF 사태와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과거에 비해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가 촉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의 대처가 미숙했던 부분이 없지 않다"며 "그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당국은 보다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역량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진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PF 사태가 촉발해 TFT를 구성했지만 리먼 브라더스 사태 혹은 저축은행 사태에 준하는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존재한다"며 "대형 건설사들도 현재의 시장 상황을 견딜 여력이 있는 만큼 PF 사태를 금융위기라고 말하기 보다 침체기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시장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그는 "대주단 입장에서는 만기가 도래할 시 디폴트를 선언해 현장을 공매 처리하는 게 가장 수월한 방법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어떻게든 사업을 끌고 가려는 노력들이 상당하다. 이처럼 각각의 시장 참여자들이 본인의 이익을 일부 양보해 시장 전체의 이익을 도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