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인사 기조가 180도 바뀌고 있다. 최근 지주와 은행을 통틀어 JP모건 출신 인사들을 다수 영입했다. 몇 해 전만 해도 국민은행 임원을 다는 인사, 은행에서 지주로 올라가는 임원들은 국민은행에 입행해 KB에서 30년간 몸담는 것이 기본 조건이었다.공고할 듯 보였던 순혈주의는 최근 외국계 금융사 출신 인재 영입이 불러온 '메기 효과'로 생각보다 빠르게 타파되고 있다.
메기 효과는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하며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북유럽 어부들이 정어리를 신선하게 항구로 옮기기 위해 천적인 메기를 풀어 넣는 데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사이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나중에 등장하는 출연자를 메기로 부르곤 한다.
이렇듯 외국계 금융사 출신 영입 인사들은 KB금융의 오랜 인사 기조뿐만 아니라 수직적 조직 문화도 서서히 바꾸고 있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지향한다지만 금융권에는 여전히 의전 문화가 짙게 남아 있다. 점심시간이나 출장 시 부하직원이 상급자를 살뜰히 챙겨야 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그러나 이들은 '부하직원의 의전이 부담스럽고, 가끔 상급자를 모시러 가는 걸 까먹었다'고 말할 정도로 국내와 다른 사내문화에 더 익숙하다.
외국계 금융사 출신은 내부 출신과 무엇이 다를까. 외국계 금융사는 임직원에게 원맨십(onemanship)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마디로 성과주의, 능력주의다. 팀이나 부서 단위로 성과를 매기는 국내 금융권과 달리 개인마다 성과를 평가한다. 다소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성과나 능력 이외의 처세술이나 사내정치 등이 평가 요소에서 배제된다는 게 장점이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경력직의 숙명 아닐까"라며 "외국계 금융사 출신 임원을 적극 영입한 윤종규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대로 KB금융에서 외국계 금융사에 없었던 끈끈한 조직력과 단합력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세상 속 금융사는 매일 생존의 시험대에 오른다. 밖으로는 금융당국의 요구사항과 핀테크 기업의 성장 등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 안으로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챗GPT 돌풍 속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KB금융이 외국계 금융사 출신 인사를 메기로 맞아 그동안의 잠재력이 발휘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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