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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실력·진정성 겸비한 '믿을맨' 김형진 상무다방면 커리어 강점, 섹터 무관 멀티플레이어로 평가

김예린 기자공개 2023-04-10 08:12:3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가운데 빠른 성장세를 자랑하는 운용사다. 끊임없이 새 투자 영역에 뛰어들고 실력을 입증하면서 작년 기준 누적 운용자산(AUM)이 약 2조원에 이르는 건실한 운용사로 성장했다. 기업 구조조정 투자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그로쓰, 대기업, 바이아웃, 초기기업 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형진 상무는 일찍이 케이스톤에 합류해 성장 과정을 함께 걸어왔다. 2015년에 입사해 2017년 케이스톤이 단독 운용하는 첫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기 전까지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했고, 구조조정 전문 하우스 명성을 기반으로 중견 하우스로 거듭나기까지 튼튼한 몸통이 되어 움직였다.

풋풋한 새내기였던 그는 이젠 어엿한 리더다. 케이스톤 3개 본부 중 2본부를 이끄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감과 소통, 진정성으로 조직 내부는 물론 케이스톤과 포트폴리오 기업 간 융화에 기여해 ‘윈윈’을 만들어내는 투자자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자 포부다.

◇성장 스토리 : 증권·게임사 거쳐 사모펀드로, 커리어 다양한 멀티플레이어


김 상무는 강남 중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3살에서 7살까지 캐나다에서 자랐고, 이때 갈고닦은 영어실력으로 카투사 군 복무를 마쳤다. 졸업 후 첫 직장도 외국계 증권사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여서 증권사 취업이 굉장히 어려웠음에도 알비에스아시아증권(전 ABN암로)에 입사해 서울지점에서 리서치 업무를 맡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조조정 시기였기 때문에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ABN암로도 흐름을 빗겨가지 못했다. ABN암로의 주인이 RBS, CIMB로 거듭 교체되면서 회사 소속과 사명이 수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김 상무는 이 시기를 인더스트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 외국계 리서치 특성상 애널리스트는 멀티 섹터를 커버하기에 건설과 인터넷, 유통, 컨슈머, 화학, 지주사, 전기 등 다양한 섹터를 분석하면서 폭넓은 식견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정신없는 애널리스트 삶을 살던 그의 마음에 군불을 지핀 건 새로운 직업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다. 증권사에서 겪었던 불안정성 역시 다른 기회를 엿보는 자극제가 됐다. 커리어 굳어지기 전에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결심이 섰고, 애널리스트로 쌓았던 네트워크를 활용해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엔씨소프트에서 맡은 일은 블레이드앤소울 대만 및 동남아 판 해외 론칭 프로젝트였다. 김 상무는 맨땅에 헤딩하듯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업무에 큰 재미를 느꼈다. 유창한 영어실력 덕에 언어 장벽이 없었고 해외에서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게임사에서의 핵심 인력은 개발자일 수밖에 없다. 비개발자로서 게임사에서 커리어를 쌓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국 금융 커리어로 복귀하기 위해 기회를 엿봤고, 당시 현대증권 IB본부장이던 조성민 케이스톤 대표의 소개를 통해 유현갑 대표를 만나면서 케이스톤과 연결됐다.

조직의 손발이 되어줄 실무진이 필요했던 케이스톤에 있어 금융권과 인더스트리 경험, 유창한 영어 실력을 겸비한 김형진 상무는 탐나는 인재였다. 그렇게 김 상무는 케이스톤의 첫 번째 주니어 인력으로 합류했다. 사소한 행정 업무 처리에서 시작해 포트폴리오 기업 운영·관리, 투자·엑시트까지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나가며 8년째 본인만의 투자 노하우를 축적해온 그는 현재 최일선에서 다양한 영역을 두드리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 “모두의 발전을 위한 투자…고정된 시각 벗어야”

갈등 없이 모두가 행복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는 것. 승패보단 화합을 좋아하는 유연한 성향의 김 상무가 내세우는 투자 스타일이자 철학이다. 그는 일찍이 케이스톤에 입사하면서 회생기업 구제를 위한 재무안정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여럿 맡았다. 안성Q, C&S자산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구조조정 투자의 경우 포트폴리오 회사는 물론 채무자와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갈등 요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재무안정이 아니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세아메카닉스, NHN커머스, 신흥에스이씨 같은 경우도 주주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간 이견과 대립이 발생할 요인이 충분하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친절하고 진정성 있는 중간자 역할을 자처해 언제나 부드럽게 풀어가겠다는 것이 바로 김 상무가 스스로를 포지셔닝하며 얻어낸 답이다.

케이스톤이 2013년 투자해 2020년 최종 엑시트한 골프클럽 안성Q 딜에는 그의 투자 철학이 잘 녹아있다. 엑시트 과정에서의 관건은 동반투자자인 골프존카운티와의 이해관계 조정이었다. 골프클럽 안성Q는 골프장카운티 입장에서 운영 대행을 맡은 주요 수익원이었기에 새 주인을 찾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골프존카운티와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토대로 협상을 마무리하며 케이스톤이 독립 경영하는 체제로 만들어 성공적으로 엑시트했다. 투자원금 602억원의 배에 달하는 1404억원을 회수했다. 케이스톤의 대표적 엑시트 사례다.

그는 “투자가 누가 누구의 돈을 뺏는 형태의 승패 구조로 갈 필요는 없다”며 “재무 불안정성이 큰 회생기업들을 관리하고 구조조정하면서 갈등을 옆에서 보거나 이해관계를 직접 풀어보며 느낀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로서 강성으로 밀어붙여야 할 때도 있지만, 중간에서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고리와 이해관계를 유연하게 풀어줄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며 “매도자와 인수자, 자문사, 인수한 회사의 임직원들까지 다같이 행복하게 발전할 수 있는 딜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상무에게 중요한 또 다른 가치는 다양성과 열린 사고다. 세상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듯, 확률과 우연의 연속이다. 이 세상을 읽으며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미래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많은 우연의 가능성을 고려해 모든 분야에 능통한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삶을 관통하는 철학이자 투자 스타일이다.

그는 "엔씨소프트라는 일반기업을 다녀본 경험은 투자사 입장에서 임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며 "바이아웃 투자에 있어 매도자의 신뢰를 얻고 효과적으로 PMI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고정된 시각과 가치 체계에 갇히지 않으려고 언제나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하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 1 : 투자 철학 담은 'C&S자산관리', 특유 유연성으로 PMI·밸류업 성공

회사에서 대표나 임원이 교체되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주가 바뀌면 혼란함의 농도는 더 짙다. 기존 구인력과 새 주인으로 들어온 투자사에서 파견한 신규 인력 간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김 상무는 사업시설 관리업체 C&S자산관리를 투자·관리하면서 이러한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유 유연성으로 중간 연결고리가 되어 인적쇄신에 성공했고, 이는 흑자 전환에 한몫했다. 자기주장을 말하기보단 귀부터 기울이는 능력, 상대방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진정성의 힘을 입증한 사례다.

C&S자산관리는 김 상무가 투자부터 경영 정상화, 밸류업까지 도맡은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2018년 최초 투자를 비롯해 소액주주 지분 매입, 전략적투자자(SI) 지분 매입, 추가유상증자까지 2년간 4차례 거쳐 총 458억 원을 투입해 지분 90%를 확보했다. 투자 포인트는 무리한 개발사업 투자로 회생 상태에 빠졌지만 본업인 시설관리업 경쟁력과 영업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저가 인수해 밸류업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SI인 세영과 공동 인수했다.

그러나 회생 과정에서 회사 임원진들과 경영 정상화가 시급했던 투자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아울러 세영은 학교 기숙사 급식사업을 영위하는데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사정이 어려워지자 본래 계획들에 차질이 생기면서 케이스톤과의 입장 차이도 커졌다.

결국 케이스톤은 세영의 지분을 사들여 단독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전산시스템을 개편해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개편했으며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관리 투명성과 효율성 개선에 더해 신규 사업 개발로 매출 볼륨이 커지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그는 “전산시스템 개편을 통해 데이터 체계화와 모바일을 통한 운영·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관리 투명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고 조직 개편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많은 배움을 얻었던 투자 건으로, 코로나19로 시설마다 문을 닫으면서 적자를 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물류 인력 확보를 위한 아웃소싱 사업, 병원 고객 대상 시설 미화·위생관리 서비스 등 핵심 영역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랙레코드 2 : 케이스톤 창투사 설립 배경된 ‘클라리파이’

케이스톤은 작년 말 창투사를 설립했다. 연장선상에서 올해는 그로쓰캐피탈 투자를 타깃으로 하는 3000억원 규모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벤처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가 된 포트폴리오 기업이 바로 클라리파이다.

클라리파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초저선량CT 솔루션 개발사다. 케이스톤은 2022년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VC 투자 첫 사례였고 결국 VC 진출 시발점이 됐다. 김 상무 입장에서 벤처투자에 눈을 뜬 계기이기도 했다. 그는 “본래 PE 투자뿐 아니라 벤처투자성 딜에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는데, 클라리파이는 기술적으로 우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로쓰 투자를 많이 했던 3호 펀드를 활용했는데, 펀드 운용 기조와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케이스톤은 클라리파이 구성원들의 남다른 전문성과 기술력에 믿음을 갖고 투자했다. 이르면 연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조력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말 글로벌 CT(Computer Tomography·컴퓨터 단층촬영) 업체 지멘스와 제품 공급 계약을 맺는 등 해외 의료기기 분야 대기업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업계 평가 : 실력과 진정성 겸비한 눈치·공감 100단 ‘믿을맨’

김 상무는 실력과 진정성을 겸비한 밸런스 있는 인재로 꼽힌다. PE 업계에는 회계적 사고·분석력, 시장과 트렌드를 읽는 안목 등 소위 하드스킬이 뛰어난 인력이 있는가 하면 마케팅 등 소프트스킬에 특화된 인력도 있다. 김형진 상무는 양면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낼 뿐 아니라 GP들과 LP들로부터 호감과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탁월한 인재라는 얘기다.

특유의 유연성에는 그간의 커리어가 녹아들어있다. 증권사 리서치 업무 특성상 클라이언트의 질문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문제가 불거지는데, 김 상무의 경우 이런 환경 속에서 첫 커리어를 쌓다보니 어느덧 눈치와 공감 100단 인재로 거듭난 셈이다.

그와 대학시절부터 20년 넘게 관계를 맺어온 곽우진 유진프라이빗에쿼티 투자이사는 “협상이나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의도나 니즈를 빠르게 파악·이해하고 잘 공감하면서도 필요한 얘기는 하는 스타일”이라며 “하드스킬이 깔려있으니 효율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인간적 신뢰감을 줄 수 있으니 효율적으로 업무처리를 해낸다”고 말했다.

이어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균형 있게 갖추지 못하면 주니어 시절에는 잘해도 연차가 쌓이면 엣지가 없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김 상무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커리어든 개인적이든 대부분의 인간관계에 있어 균형적 역량을 잘 갖춘 점이 큰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김 상무의 정직하고 성실한 성격도 주변인들이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강점이다. 우직하고 끈기 있는 스타일로 어떤 딜도 다양한 면을 보려고 하는 태도는 긴 호흡으로 펀드를 운용·회수해야 하는 PE업계 특성에 최적화된 역량이라는 평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를 지켜봐온 정환홍 오큘러스에쿼티파트너스 상무는 “학창시절부터 성실함과 우직함의 아이콘이었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 리스너이자 카운슬러가 되어주는, 진정성이 묻어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 꾸준히 성장해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포부

김 상무는 자신의 30대 삶을 표현하는 단어로 ‘케이스톤파트너스’를 꼽았다. 케이스톤 창립 초기부터 첫 주니어로 입사해 지금까지 함께 회사를 갈고 닦으며 키워왔던 애정이 느껴진다. 그는 휘황찬란한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여태 그래왔든 꾸준히 노력하고 성장하며 회사와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작고도 위대한 그의 포부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올해 2~3건의 투자를 집행하며 케이스톤이 구조조정을 비롯해 바이아웃과 그로쓰캐피탈 등 모든 투자 영역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며 “이러한 단기 계획들을 매 순간 꾸준히 달성해나가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다. 꾸준함과 축적의 힘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세상을 바꾸겠다거나 그간 없었던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거창한 비전은 없다”며 “일로 만나고 엮인 모두가 나와 함께 했을 때 즐거움과 행복함을 얻길 바란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행복한 딜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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