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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기술평가모델 ABC]과목부터 배점까지 개편…'스토리' 중요성↑②기술성·시장성 구성 항목 '일신'…모듈형 지표로 기업별 배점 달라

안준호 기자공개 2023-04-12 13:12:49

[편집자주]

기술성 평가는 특례상장 제도의 핵심 절차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증시 입성을 돕기 위해 만들어 졌으나 IT와 인공지능, 제조 기업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한국거래소 역시 급변하는 산업 흐름에 맞춰 기존 평가제도를 개선한 표준 기술평가모델을 선보였다. 더벨은 새 기술성 평가 모델의 내용을 들여다 보고 예비 상장사에 끼칠 영향을 짚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기업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이나 매출액, 시장 평가를 상장 요건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하고 있다.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다섯 가지 상장 트랙 중 기술기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업모델기반 요건 모두 기술성 평가라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표준 기술평가모델 도입과 함께 시험의 과목과 평가방식도 대폭 바뀌었다. 중복된 영역은 통폐합이 이뤄지고 순서도 재배치됐다. 산업별·기술별 평가지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배점 체계도 달라졌다. 맞춤형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는 기술성 평가 과정에서 기업의 '성장 스토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시험 과목' 바뀐 기술성 평가…기업의 스토리텔링 고려

코스닥 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기술성과 시장성의 두 가지 영역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핵심 기술의 완성도와 경쟁우위는 물론 목표 시장에서의 잠재적 위치까지 종합적 분석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기술성과 시장성을 구성하는 구체적 내용들도 정의해 놓았다. 흔히 이야기하는 기술성 평가의 '대항목-중항목-소항목' 체계다.

기술성 평가를 입시로 본다면 기술성과 시장성은 사회·수리같은 탐구 영역에 해당한다. 각각의 중항목들은 개별 과목, 소항목은 기출 영역으로 볼 수 있다. 특례상장을 위한 최소 자격을 평가하는 절차인 만큼 시험에 비유하는 것이 과장은 아니다. 실제로 기술성 평가 항목 변경이 이뤄지면 수능 제도의 변화 이상으로 관심이 쏠린다.

표준 기술평가모델이 관심을 끌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거래소는 표준 모델을 도입하며 중항목과 소항목을 대폭 개편했다. 새 평가체계에서 '기술성'은 ▲기술의 완성도 ▲기술의 경쟁우위도 ▲기술개발 환경 및 인프라, '시장성'은 ▲목표 시장의 잠재력 ▲제품/서비스의 사업화 수준 ▲제품/서비스의 경쟁력(이상 시장성) 등으로 구성된다.

중항목 개수는 6개로 이전과 같다. 다만 각 항목의 의미를 정교화하며 기업의 '스토리텔링' 측면을 고려해 재배치가 이뤄졌다. 특히 시장성의 경우 명칭이 바뀐 것은 물론 순서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기술 제품의 상용화 수준'이 가장 선두에 있었다. 표준 모델에서는 '목표 시장의 잠재력'이 가장 앞서 위치하게 된다.

종전 35개로 구성됐던 소항목은 18개로 줄었다. 상위 항목과 어울리지 않던 것들을 재배치하고 중복된 내용들은 삭제됐다. 하위 항목이 무려 9개에 달했던 '기술인력의 수준'의 경우 '기술개발 환경 및 인프라'로 이름이 바뀌었고, 소항목도 3개로 간소화됐다. 항목별 의미와 전체 스토리텔링 측면을 고려해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기술성 평가를 위해 제출하는 기술사업계획서는 통상 중항목 구성 순서에 맞춰 쓰인다. 내용 또한 소항목에 의거해 작성된다. 구성 항목이 대폭 간소화된 만큼 표준 모델 체계에서는 기업 역시 서술의 흐름을 중시해 계획서를 준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을 지닌 기술·제품을 우수한 팀이 만들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 내놓는다는 '성장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듈형 평가지표 도입…산업별로 배점 달라질 수 있어

각 과목의 '배점' 역시 이전 평가체계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술성을 22개 중항목, 시장성을 13개 중항목으로 평가했다. 항목별 배점과 평가지표는 개별 평가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구성 항목의 숫자로만 보면 기술성과 성장성이 65대 35의 비율로 평가된다고 예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신청 기업의 특성에 따라 배점도 달라지게 된다. 표준 모델에서는 신청 기업의 특성에 따른 모듈형 지표 체계가 도입됐다. 각 소항목의 등급을 매기기 위한 지표들이 산업별, 기술별로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산업별 지표는 평가 전 필수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마다 배점도 차별화될 전망이다.

표준 모델에서는 평가 대상인 기업을 5개 산업, 4개 기반 기술로 분류하고 있다. 산업은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의료기기(헬스케어) ▲IT ▲제조(소부장) ▲서비스·기타 등 5개 분류로 나눴다. 기반 기술은 ▲AI·빅데이터 ▲실감형 콘텐츠(메타버스) ▲2차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 ▲청정에너지로 나뉜다.

신청 기업이 산업 평가지표 모듈을 복수로 선택하거나 기술 평가지표 모듈을 함께 적용해 평가하는 방식이다. 모션인식 기반 스마트밴드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라면 제조업 모듈과 AI·빅데이터 기술 지표를 함께 선택할 수 있다. AI 진단 솔루션 기업인 루닛이 지금 기술성 평가를 받는다면 경우 바이오 의료기기와 AI·빅데이터를 같이 적용할 수 있다.

산업에 따라 배점도 달라질 수 있다. 중요도분석(AHP·Analytic Hierarchy Process) 결과에 기초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실제 평가 과정에서 상당 부분 참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의 경우 기술성과 시장성 배점 비중이 각각 65%, 35%다. 반대로 서비스·기타 부문은 35%, 65%로 구성된다.

표준 모델 가이드라인에서는 평가 기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평가 지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업종별로 필수 포함해야 하는 공통 평가지표와 기관 자율에 따라 포함시킬 수 있는 선택 지표도 함께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평가지표의 구성과 평가 시 유의사항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향후 개별 기관들의 평가 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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