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읽는 삼성전기 50년]'삼성전자'에만 기대지 않는다…옅어진 매출 편중④거래처 다변화, 의존도 60%→30%대로...중국 시장 개척 등 수출 확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3-04-25 10:00:20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올해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1973년 일본 산요전기와의 합작으로 설립한 삼성전기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3사 중 하나이자 글로벌 전자부품회사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폰·TV·PC·자동차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끊임없는 실험과 진화의 역사가 있었다. 삼성전기가 지나온 50년의 변화상을 데이터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07: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처 다변화'는 삼성전기의 50년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삼성전기는 한때 60%에 달했던 삼성전자 매출의존도를 지난해 30%대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을 늘려 매출처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께부터다. 중국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면서 모기업 매출 비중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주요 거래사인 중국 기업들이 부진한 여파 탓에 삼성전자 비중이 다시 올라갈 수는 있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 이상 '형님'에게만 기대지 않고 여러 매출처 기반을 탄탄하게 마련해 놓았단 의미다.
◇2017년 기점으로 흐려진 매출 편중도
높은 삼성전자 의존도는 시장이 꼽는 삼성전기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기업가치 저평가와도 직결됐다. 2016년까지 삼성전기가 삼성전자로부터 올리는 매출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 비중이 2017년 처음 40%대에 진입하더니 2021년에는 28.60%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엔 30%대로 다시 오르긴 했으나 큰 흐름은 2019년(47.10%), 2020년(33.70%)로 감소세를 타고 있다. 이 시기는 삼성전기가 전략적으로 샤오미와 오포, 비포 등 중국 거래처 비중을 높여 삼성전자 매출 편중도 낮추기에 주력하던 때다.
이 기간 삼성전자 관련 매출은 2019년 7조7000억원에서 2020년 8조200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다른 고객사 수주가 늘어나면서 비중이 줄어든 것이지 삼성전자 매출 자체가 감소한 게 아니란 얘기다.
공시된 자료로 삼성전자(종속기업 포함)와 삼성전기 간 거래 규모를 수치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건 2012년부터다. 그 이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간 거래만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해외법인 등 종속회사와의 거래 내역은 공시되지 않아 정확한 매출 비중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다만 업계에서는 출범 이후 줄곧 50%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43년 동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회사로부터 확보하다 2017년 들어서야 전략적으로 매출처 다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삼성전기 자체가 완성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에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출범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경쟁사들이 중국 시장 개척을 공격적으로 안 하는 틈에 삼성전기가 중국 공급을 늘렸다. 전략적으로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를 줄이려고 많이 노력한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 과거엔 삼성전자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지금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주'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목표는 20%…달성 가능할까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30%로 전년보다 다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고객사인 중국 기업들의 매출 비중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주요 매출처가 '삼성전자와 그 종속회사'로 기재돼 있다. 2021년 말 보고서에는 '삼성전자와 그 종속회사 및 샤오미'로 표기됐고 삼성전자와 샤오미 매출 비중이 각각 28.6%, 10.4%라고 공개했다. 작년에는 샤오미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업보고서에서 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매출 5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은 최근 몇 년 새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봉쇄 영향으로 이들 기업의 출하량이 빠졌고,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기는 2021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20%까지 낮추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기조가 계속된다면 목표에 다가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다만 앞선 관계자는 "삼성전자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에서 늘어날 수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수량은 정체돼 폴더블 제품이 갑자기 몇천만대씩 더 팔리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삼성전자 비중은 조금 높아지거나 유지되는 수준일 것"이라며 "(삼성전기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전자장비 부문이 많이 늘어나면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20~30%대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꾸준히 매출 편중도를 낮추려면 우선 중국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또 삼성전기가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자동차전자장비) 부품 분야가 전체 사업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삼성전자 매출 편중도는 흐려질 수 있다. 유럽 등 완성차 고객사를 새롭게 확보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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