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후에도 SK그룹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계열사에서 벗어나면서 SK그룹과의 IB 비즈니스는 더 돈독해졌다. 회사채 주관은 물론이고 SK 그룹 계열사 IPO(기업공개)도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IB 실적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반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는 IB 실적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4분기 일부 지방 브릿지론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하기도 했다. SK증권은 신규 사업을 최소화하고, 회수 방안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에서 빠지자 SK그룹 회사채 주관 이어 IPO도 참여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2년 SK증권이 SK그룹사의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 업무를 맡아 1조5547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SK그룹이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의 전체 대표주관 실적(6조60억원) 대비 25.9% 수준이다.

SK증권은 2018년 대주주가 ㈜SK에서 사모펀드 J&W파트너스로 바뀐 후 본격적으로 일반 회사채 주관 업무를 맡았다. 자본시장법상 같은 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주관 업무를 맡지 못한 영향이 컸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표주관사단으로 참여해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SK그룹사의 회사채 대표주관 실적 선두를 지켰다.

SK그룹의 회사채 인수 실적도 2012년부터 작년까지 약 11년간 1위를 유지했다. 매년 점유율 30%대를 기록하다 작년 2조3109억원의 실적을 쌓아 38.5%로 점유율 최고점을 찍었다.

본격적으로 SK그룹 기업공개(IPO) 딜에도 참여하게 됐다. 2020년 SK바이오팜 IPO를 기점으로,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IPO도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2021년 SK증권의 ECM 인수실적이 5494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SK그룹과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IB 실적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IB 수익은 1351억원으로 전년 1120억원과 비교해 약 200억원 증가했다. 수익이 증가세를 보인 사업부문은 IB와 자산관리 부문이 유일했다.
◇PF 리스크 해결 위해 '신규 투자 자제+회수전략 확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는 IB 실적을 약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우발채무는 2218억원으로 자기자본(6075억원) 대비 36.5%를 차지했다.

보유하던 우발채무 중 일부는 손실로 인식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 브릿지론으로 참여했던 지방 사업장에서 EOD(기한이익내상실)이 발생해 직접 인수했다. 이에 SK증권은 충당금 적립규모를 확대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증권이 브릿지론 부실로 인해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하자 충당금 적립규모를 기존 146억원에서 417억원으로 늘렸다고 분석했다. 충당금을 늘린 효과로 '순요주의이하여신/자기자본' 지표는 약 1.5% 늘어나 3.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브릿지론 부실이 발생하자 충당금을 적립해 자본적정성 지표를 관리했다"며 "SK증권은 브릿지론 비중이 30%대이고,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70%를 상회해 질적 위험이 높은 수준이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증권 측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신규 투자를 자제하되, 기존 투자 사업장 중 진행이 지체되고 있는 곳은 회수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SK증권 관계자는 "신규 PF 투자를 최소화하고 기존에 신용보강을 진행한 PF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올해의 사업 방향성"이라며 "기존 투자 사업장 중 진행이 지체되고 있는 브릿지론 사업장은 △HUG 공공지원 민간주택임대사업 추진, △사업부지 공매, △별도로 확보한 담보물건 처분 등의 방안으로 회수 방안을 세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