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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이 '반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thebell note]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25 07:28:3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가에서 배터리를 이을 증시 주도업종으로 방위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폴란드에서 따낸 대규모의 무기 공급계약이 실적으로 전환되는 것뿐만 아니라 추가 수주의 가능성도 열려 있어 실적과 수주 모두 모멘텀이 충만하다는 분석이다.

세계는 신냉전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뛰는 우리 기업들에게는 골치 아픈 상황이다. 다만 방산기업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지정학적 갈등이 국가 간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무기체계가 노화한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방산은 신냉전 초기 폴란드에서 다가온 기회를 잘 잡았다. 폴란드는 러시아에 의해 2번이나 분할 통치를 당한 역사가 있는 만큼 러시아의 팽창에 맞서 무기체계의 조속한 현대화가 절실했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1차 수출물량의 납기를 앞당겨 '속도'에 대한 폴란드의 갈증을 해소해 줬다.

다만 K-방산의 수출은 국내 방산기업들의 일방적 이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방산 분야의 수출입은 기본적으로 절충교역의 형태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절충교역의 방식이 바로 기술이전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의 K2 전차 2차 공급분인 820대 중 500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 앞서 3월 폴란드 방산그룹 PGZ 등과 컨소시엄 이행 합의서를 맺었다. 현지 생산을 통한 기술이전은 해당 국가에 같은 사양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말과 같다. 수출을 통해 경쟁력이 약화하는 아이러니가 방산업계에는 존재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K-방산이 뻗어나갈 나라들이 적지 않다. 루마니아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차와 자주포 등의 도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도 차세대 장갑차 도입을 위해 독일 링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집트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전투기 도입을 위해 협상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산기업들이 수출 대상국을 장기적 고객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하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의 시설투자 확대 계획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R&D투자 확대 계획이 K-방산을 '원 히트 원더'가 아닌 '스테디셀러'로 굳히는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새 고객의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 노르웨이의 전차 현대화 사업은 방산 수출에서 외교의 중요성이 높다는 교훈을 남겼다. 노르웨이 정부는 독일제 레오파르트와 K2를 비교했다. 사업단의 보고서를 통해 'K2가 동급 성능에 더욱 저렴하다'고 평가됐음에도 외교 관계를 고려해 레오파르트의 수입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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