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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출신 프롭테크 포커스]상업시설 분양가 관행 깬 오아시스, 대형 건설사 '러브콜'①매출추정 AI 알고리즘, 합리적 가치 제시 '공실 해결사'

신민규 기자공개 2023-05-16 07: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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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시공사 출신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프롭테크로 이동한 사례는 국내에서 극히 드물다. 오아시스비즈니스, 산군, 랜드업의 수장들이 이처럼 드문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건설 경험을 발판으로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보수적인 개발관행을 깨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시장이 합리적으로 재편되는데 의미있는 작업을 맡았다. 시공사 출신이 이끄는 프롭테크 3사가 업계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이들의 성장기를 창업자들에게 직접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적정 분양가는 얼마일까.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서 입주한지 몇년이 지나도록 상가 공실로 몸살을 앓는 것만 봐도 그간의 책정 방식이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시장이 침체될수록 현실적인 분양가가 얼마여야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밸류에이션 관행을 깨면서 등장한 프롭테크다. 상가의 미래가치인 매출을 추정하는 AI 알고리즘을 3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해내면서 서비스 위력이 강해졌다. 현대건설 출신이 세운 회사답게 보수적인 대형 시공사의 수요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대형 시공사 중에서는 2021년 현대건설을 필두로 롯데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업체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상업용 부동산 사업의 타당성 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크레마오)가 호응을 얻었다.


크레마오는 필지를 입력하면 상업시설의 적정 분양가를 10초 내에 산출해주는 솔루션이다. 국내카드 5개사로부터 확보한 소비패턴 정보와 통신사 데이터 등을 주축으로 매출추정 AI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오아시스가 2019년 설립돼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한 영역이다.

그동안 상업시설의 분양가는 철저히 공급자 위주로 책정됐다. 디벨로퍼가 선호하는 분양가에 보고서를 껴맞추는 식으로 이뤄졌다. 주택에서 제한된 마진을 상업시설을 통해 끌어내려다보니 관행처럼 부풀리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보고서 작성시 감정평가법인이나 회계법인을 거치긴 하지만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부동산 업황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오아시스의 솔루션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개발사업지 상당수가 미분양 상가로 골머리를 썩으면서 현실적인 분양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오아시스는 시장 관행이었던 거래사례비교법 외에 수익환원법을 통해 합리적인 분양가를 제시한다. 추천 MD를 구성해 어떻게 상가를 구성해야 매출이 늘어날지도 분석 가능하다. 디벨로퍼 입장에선 개발사업 추진시 타당성 보고서에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다수 필지를 동시다발적으로 검토하는데 유리하다. 조회건당 월 이용료를 차등화해 유료화하고 있는데, 디벨로퍼 인건비를 감안하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시공사 입장에선 용도가 더 다양한 편이다. 디벨로퍼가 제시한 수익성을 재검토하기 위해서도 활용되지만 대물로 떠안은 미분양 상가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도 검토되고 있다. 미분양 상가의 경우 오래둘수록 금융비용만 늘어나기 때문에 시공사는 빨리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회사 브랜드 이미지상 상권을 살려서 공실을 줄여야 하는 부담도 있다.

DL이앤씨의 경우 토목사업본부에서 수요를 느껴 맞춤형으로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기도 하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9월 DL이앤씨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같은 해 12월 최종 선정 당시 민자사업(SOC) 교통 수요 예측 솔루션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1차 PT를 거친 솔루션은 차량 통행량 예측과 지하철 이용량 예측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뒀다. 차량궤적 데이터, 수도권 지하철 이용량 데이터, 주변 상권 데이터, 인구수, 인구이동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민자사업 특성상 개발후 이용량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 이 때문에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오아시스가 효율적인 접근방식을 제공한 케이스다. 개발지역이 제한적인 국내 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아 등의 민자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테스트하고 있다.

문욱 오아시스 비즈니스 대표는 "시장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다시 호황이 오더라도 과거와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발자산을 현금화하려면 현실적인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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