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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기가비스 흥행, IPO 시장 '변곡점'되나...빅딜 등판은 '미지수'조단위 공모 성공하려면 기관 여력 회복돼야…공모주 펀드 설정액 1년새 절반 감소

안준호 기자공개 2023-05-24 07:25:2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회로 검사 장비 기업 기가비스가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중소형 공모주들에 대한 투심은 회복된 가운데 ‘빅딜’도 소화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7월부터 수요예측 주금납입 관련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상반기 최대어인 기가비스에 운용사 자금이 쏠린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950억 발행' 기가비스, 청약서 증거금 10조원 육박

기가비스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약 9조8215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IPO 시장에 나왔던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총 30만1783건의 청약 주문이 몰리며 최종 경쟁률은 824대 1로 나타났다.

앞서 이뤄진 수요예측에서도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9~10일 있었던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6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밴드 상단을 초과한 4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참여 기관의 대다수가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했고,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 보유 확약 비율도 전체 물량의 50%에 달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기가비스의 청약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소형 공모주에만 쏠렸던 투심이 중대형 딜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500억원 이상의 공모를 진행한 IPO들은 ‘필패’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순탄히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지난해 10월 상장한 탑머티리얼 뿐이다.

작년 9월 이후 기가비스 이전까지 500억원 이상의 공모에 성공한 곳은 11개 사다. 리츠와 스팩을 제외하면 6개 사에 불과하다. 이들 중 기관 수요예측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제이오와 탑머티리얼 두 곳 뿐이다. 이 중 제이오의 경우 당초 지난해 연말 상장을 계획했으나 첫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재수'에 성공한 사례다.

이미 중소형 딜에는 기관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도 회복된 상태다. 최근 흥행 사례만 놓고 보면 IPO 호황기 수준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트루엔과 모니터랩이 각각 5조원, 4조원 이상 증거금을 끌어모았다”며 “IPO 호황기였던 지난 2020~2021년 중소형 공모주에 몰린 증거금과 유사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빅딜 '온기'는 아직…공모주 펀드 설정액 감소세 여전

다만 아직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가비스가 예상 이상으로 준수한 흥행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제도 변경에 다른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7월부터는 IPO 수요예측 진행 시 주관사에서 참여 기관의 주금 납입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운용 자금 이상의 주문을 넣는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는 제도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가비스가 견조한 사업구조와 안정적인 전방산업을 바탕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맞다”며 “다만 수요예측 경쟁률이 1600대 1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펀드 순자산 이상의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도 변경 이전 마지막으로 ‘뻥튀기 청약’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단위 빅딜이 소화되기 위해서는 공모주 펀드 등으로 기관 자금이 돌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공모주 펀드 얼간 설정액은 약 3조원이다. IPO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던 지난해 5월(5조6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기관이 자금을 회수하며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는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바탕으로 공모주 펀드로도 자금이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며 “펀드 자금이 받쳐준다면 큰 규모 딜도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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