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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충전 인프라 시장 분석]현대차그룹, '수익'보다 '고객 편의' 실탄 투입⑧그룹계열 현대엔지니어링 등 투자 동참, 대기업 역량기반 급속충전시장 파고들어

조은아 기자공개 2023-06-07 09:26:52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실과 바늘이라는 말처럼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증가 추세로 관련업계 역시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면서 경쟁자도 많아졌다. 심지어 SK나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기존 영세 중소사업자와 파이를 나눠먹는다. 결국 시장 재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패권을 장악할 것인가, 업계는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설비 업체부터 충전사업자(CPO)까지 국내 대기업들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0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은 바늘과 실로 비유된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충전 시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보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가장 열심히 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21년으로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서도 충전 인프라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수익'을 내기 위한 게 아닌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에 300억 투자…현대엔지니어링도 가세

현대차그룹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2015년부터 사업을 펼치고 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2015년 8월 한국전력, KT, 현대차, 기아 등이 출자해 설립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2021년 10월 독자적으로 충전 사업을 펼치기 위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현대차 184억원, 기아 122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지분율은 현대차 43.51%, 기아 29.01%, 디스플레이텍 19.91%, KT 7.57%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수혈받은 현금으로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하반기 전기차 충전 브랜드를 출시하고 2026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2만기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기 시장 업계 5위권에 진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또 '힐스테이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운영·유지보수 하는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법 개정에 따라 100가구 이상의 신축 아파트는 주차대수의 5% 이상, 기존 아파트는 주차대수의 2% 이상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통합 충전 브랜드(충전소)인 '이핏(E-pit)'을 선보였는데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가 이핏도 운영 및 관리한다. 이핏을 통해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 20여곳에 충전소를 운영 중이며 8곳은 신규 설치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년에 5곳을 설치하는 등 설치 속도가 더뎠지만 올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주도권 잡는다…인프라 확충 필수

사실 그동안은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펼쳤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전기차 충전 사업자는 크게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사업자와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 및 관리하는 사업자(CPO)로 나뉜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CPO에 해당한다. SK그룹과 LG그룹, GS그룹 등이 직접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자사 전기차를 구매한 고객의 편의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이 크다. 뒤늦게 진출하고 이후에도 사업 속도가 다소 더딘 배경엔 당장의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 역시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기차 36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내수 시장이 중요하다. 인프라 확충은 시장 확대에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전국 이핏 충전소 위치<출처=이핏 홈페이지>
시장 판도 역시 현대차그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은 급속 충전기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점차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급속 충전기는 완속 충전기보다 가격이 5~15배 비싸다. 설치 비용도 10배 안팎까지 비싸 풍부한 자본력이 필요하다. 또 CPO를 운영할 때 부지 확보부터 시설 관리, 소프트웨어 운영 등 다양한 사업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직접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과 별개로 전기차 충전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역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3월 현대차가 공개한 전기차 자동충전로봇(ACR)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충전기 케이블을 차량 충전구에 직접 체결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다시 충전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외팔형 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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