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업계 원가 분석]오리온, 규모의 경제가 만든 압도적 '수익성'5년 연속 '50%대' 매출원가율 유지, '통합 구매·데이터 활용' 주효
서지민 기자공개 2023-06-13 06:34:24
[편집자주]
식음료 기업의 수익성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원가를 관리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지난 수년간 기후변화, 전쟁, 환율변동 등 원가 부담을 높이는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원재료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 식음료 기업의 수익성을 점검하고 원가관리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제과기업 오리온은 압도적인 수익성을 자랑한다. 4%대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에 따른 바잉파워와 고정비 절감으로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를 갖춘 결과로 풀이된다◇경쟁사 대비 '안정적 수익구조' 구축, 매출원가 대비 원재료 비중 60%
통상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수익성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으로 지목된다. 매출원가율이 낮다는 건 곧 매출 성장분이 이익으로 직결되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오리온이 경쟁사인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보다 3배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배경으로 낮은 매출원가율이 지목된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이전까지 9년간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서 업계 최상위권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왔다.
제과 업계 내에서 오리온의 매출원가율은 눈에 띄게 낮다. 경쟁사들의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크라운제과가 67.2%, 해태제과식품이 6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리온의 평균 원가율은 55.6%로 큰 차이를 보인다.
오리온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482억원, 영업이익은 375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9%, 9.7% 증가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59.34%로 소폭 증가했지만 식품 제조 기업의 평균 매출원가율이 70~80%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과자 제조·판매에서 나오는 오리온의 원가는 크게 원재료비와 노무비, 간접비로 구성된다. 간접비에는 제조 과정에서 드는 전력비와 수도비, 운반비, 지급수수료, 생산설비 등의 감가상각비가 포함된다.
원재료 사용액과 상품 구매액 등 원부자재에 드는 비용이 매출원가 중 약 6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리온은 유지·당·코코아·유제품 등 원재료를 직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조달한다. 국내 주요 원재료 공급처는 삼양사와 오뚜기 등이다.
◇대량 구매 통해 바잉파워 '우위', 실시간 데이터 활용 '0%' 반품률
오리온은 타 업체에 비해 원재료 매입비용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기준 매출액 대비 원재료비 비율이 43.1%로 크라운제과(48.1%)와 해태제과식품(52.6%)보다 낮다. 매출액에 비해 원재료 구입에 자금이 덜 투입된다는 뜻이다.
업계 1위 기업인 오리온은 매출액과 제품 생산량에서 경쟁사들과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해 음식료품 생산실적을 비교해보면 오리온은 국내 법인 기준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의 총 생산량을 더한 것보다도 많은 9만2721톤의 제품을 생산했다.

통상적으로 바잉파워는 규모의 경제에 기인한다. 대량 매입을 하면 같은 원료를 조금 더 낮은 가격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 역시 높은 시장점유율과 거래액을 기반으로 원재료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리온은 바잉파워 더욱 강화하기 위해 통합구매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구매팀을 두고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법인의 원료까지 같이 구매해 가격협상에 우위를 갖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이후 물가 압박이 커지자 생산본부 아래 있던 글로벌구매팀을 대표 직속조직으로 개편하며 가격 협상력 관리에 힘을 실었다.
원재료 외 다른 부분에서도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데이터 기반 재고 관리 역시 그 중 하나다. 오리온은 실시간으로 시장 내 유통되는 제품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생산·물류·판매 전략을 구축해 0%에 수렴하는 반품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품률이 3% 수준인 업체들에 비해 연간 약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경영을 모토로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며 "원가 상승 요인들을 전체적으로 관리한 결과 낮은 매출원가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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