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공한 창업가를 만나는 일은 항상 흥미롭다. 한편의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중소기업이라면 대다수 험난한 과정을 거친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기업의 전환점을 만든 계기, 오프더레코드로 전하는 성공의 숨은 비결은 돈을 주고도 못들을 이야기다.가끔은 인터뷰기사에 쓰지 못한 주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때가 있다. 직접 만나야 알 수 있는 창업가의 성품이나 가치관들이다. 어쩌면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다. 창업주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다. 스티브잡스와 같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똘똘 뭉친 창업가를 만나는 것이 투자자들에겐 유리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느껴지면 신뢰가 커진다.
최근 만난 윤종배 에이에스텍 대표에게서 느껴진 것은 ‘순수한 열정’이었다. 에이에스텍은 상장을 앞둔 자외선차단제 원료 제조사다. 작년 300억원대 매출에 50억원대 알짜 영업이익을 냈다. 글로벌 화학사와 장기공급계약이 이어지고 있으니 미래도 탄탄하다. 사장으로서 어느 정도 폼을 낼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 본 그의 모습은 연구실에서 방금 나온 연구원 같았다는 말이 들어맞는다. 수수한 차림에 천진난만한 말투로 맞이했다. 그리고 다소 들뜬 표정으로 회사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모습은 고전영화 빽튜더퓨처에 나온 브라운 박사를 연상시켰다. 물론 브라운박사의 ‘괴팍함’은 빼야 된다.
자신이 일궈온 회사와 함께 한 직원들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느껴졌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거의 전직원들과 상견례를 했다. 심지어 감사를 하러나온 회계법인 사람들과도 인사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소탈함도 강점이다. 제왕적 오너가 아니다. 인터뷰 당시 그는 주요 간부들이 동석해 회사자랑을 함께 해주길 바랬다. 그런데 일부 간부는 “저는 바쁘니 빼달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윤대표는 쿨하게 보내줬다. 소통에 벽이 없는 문화였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의 꿈이 느껴졌다. 그는 제약사 연구원으로 일하다 10년 만에 창업을 했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니 제약사의 연구과제를 대행해 주는 일을 시작했고 이를 밑천으로 자외선 차단제 시장까지 개척해 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켠엔 언제나 신약개발에 대한 꿈이 있는 듯 보였다. 정식질문이 아닌 자연스럽게 대화하다가 나온 이야기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제가 전공이 의약품이고 약을 개발하던 사람이다. 다시 여유가 생기면 신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장하는 회사는 한국거래소가 심사과정에서 창업주 경영관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상장을 시켰는데 회사를 팔아버리거나 사업을 중단하면 다수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에이에스텍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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