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200억 손상차손' 신세계푸드, 김철수 본부장 과제는점포 수익성 저하로 손상차손 인식, 1% 이익률…저마진 매장 정리 속도
고진영 기자공개 2023-07-04 07:29:52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8: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식음료서비스는 산업 특성상 경기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특히 신세계푸드는 그룹 계열사에 기반한 안정적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오랜 고민거리로 꼽힌다. 1%대 영업이익률을 길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은 김철수 CFO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신세계푸드는 2010년대 중반 1%대였던 영업이익률을 2017년 2.5%로 회복했었다. 대형사업장을 늘리고 실적부진 외식 점포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들을 일부 개선한 덕분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 다시 영업수익성이 저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1.5%, 올 1월 말에는 1.2%까지 하락했다.
수익성 저하는 손상차손 부담으로 이어졌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3년간 외식부문 직영점포를 여럿 개점했지만 경쟁 과열로 점포별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손상검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사용권자산에서 각각 약 57억원, 65억원, 94억원 등 217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2020년 253억원이었던 손상차손 규모가 2021년 132억원으로 줄었는데 다시 확대된 셈이다.
손상차손은 기타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됐으며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세전순손익이 적자(-49억원) 전환했다. 여기에 법인세비용 약 5억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54억원을 기록했다. 손상차손은 실제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손익계산상 이익지표에 부담임은 분명하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김철수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지원본부를 이끌도록 한 결정에도 수익성 고민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신세계푸드는 지원본부를 중심으로 재무와 전략, 안전을 담당하는 조직을 일원화하고 김 CFO에게 본부장을 맡겼다. 저마진 구조 개선을 위해 힘을 실어준 조치로 보인다. 김 CFO는 2016년 말부터 신세계푸드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이 시기 제조서비스부문의 외식사업장 정리도 이뤄졌다.
부문별로 보면 신세계푸드는 사업부문이 HMR(가정간편식), NB(제조사 상품)사업을 운영하는 매입유통부문과 외식, 베이커리, 급식사업을 운영하는 제조서비스부문으로 나뉜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4%, 46%다. 손상차손 대부분이 제조서비스부문의 급식과 외식사업장의 인테리어, 주방기구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푸드는 수익성이 좋지 않은 외식사업 사업장을 대폭 정리하고 ‘노브랜드 버거(NBB)’ 가맹사업 중심으로 식음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노브랜드버거는 2019년 7월 출시됐는데 약 4년 만인 올 3월 기준 점포수가 187개까지 확대됐다.
올 2월 노브랜드버거 가격을 평균 4.8% 올리면서 마진 확대를 노리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제조서비스부문은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이 전년 8.0%에서 8.3%로 올랐으나 올해 1분기 다시 3.7%로 하락했다. 원가부담 탓이다.
반면 매입유통부문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원재료값이 비싸지면서 EBITDA 마진율이 2021년 4.8%서 2022년 2.8% 떨어졌는데 올해 1분기 다시 5.1% 로 올랐다. 저수익사업을 줄이고 판가인상 등 마진 개선 노력을 한 영향이다. 그러나 제조서비스부문의 하락폭이 더 컸기때문에 신세계푸드 전체 EBITDA 마진율은 5.1%에서 4.6%로 내렸다.
다만 수익성 하락에도 김 CFO는 재무 건정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외형이 성장한 데다 재고자산을 미리 확보하면서 운전자본투자가 확대됐다. 이 탓에 연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20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차입금은 오히려 2021년 3823억원에서 2022년 370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미국 자회사 '신세계푸드INC' 지분전량을 이마트 미국법인에 매각하면서 275억원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또 올해 1분기의 경우 운전자본 회수로 잉여현금흐름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차입금을 상환, 순차입금이 3455억원으로 재차 감소했다.
김 CFO는 올해도 노브랜드 점포를 확장하면서 저마진 매장 정리로 비용 축소 노력을 계속할 전망이다. 매출 증가세와 원가 이슈에 따라 운전자본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지만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내부 자금소요를 상당부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 1분기 신세계푸드 EBITDA는 약 160억원, 연환산하면 640억원으로 계산된다. 운전자본이 크게 늘었던 지난해 운전자본투자액(624억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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