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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 CFO]리벨리온 "기술력 검증은 끝났다…본격적 외형성장 시작"신성규 리벨리온 이사

김혜란 기자공개 2023-07-10 10:22:37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다.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AI 반도체 산업이 이제 개화하는 만큼 각 기업도 아직 초기기업인 경우가 많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살림살이와 기업설명(IR)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AI 반도체 기업 내 핵심적 임무를 수행하는 CFO를 만나 재무기조와 투자유치 계획 등 기업의 미래 핵심 전략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단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설립한 지 3년도 안 돼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끌어모았고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KT의 전략적 투자도 유치했다.

보이는 것만 다가 아니다. 그동안 내실도 탄탄하게 키웠다. 창업 초기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해 안살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다. CFO는 이사회 구성원으로도 배치돼 경영 의사결정권자 중 한 명으로서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출신 신성규 이사(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신 이사는 2021년 9월 리벨리온에 합류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파빌리온캐피탈, KT, KDB산업은행 등의 투자유치를 주도하며 리벨리온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신 이사는 또 한 번 도약 기반을 닦기 위한 펀드레이징에 나선다. 지금까지는 리벨리온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 시제품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를 제작하는 데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양적 팽창을 위한 투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신 이사는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리벨리온 사무실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CFO의 역할은 리벨리온 창업자와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비전이 이뤄지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자금 모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펀드레이징 나선다

리벨리온은 데이터 학습과 추론 등 AI 기술을 구현하는 시스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회사다. 지금까지 첫 NPU 제품 '아이온(ION)'을 출시한 뒤 '아톰(ATOM)'의 MPW를 5나노(㎚·1나노미터=10억분의 1m) 극자외선(EUV) 공정에서 제작했다. 아톰은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서버용 AI 칩이다.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아톰보다 진화한 초거대 모델(규모가 확장된 AI) '리벨(REBEL)'도 출시할 예정이다. 아톰과 리벨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양산 자금 마련을 위해선 대규모 현금이 필요하다.

리벨리온은 지금까지 자본시장에서 세 차례에 걸쳐 총 112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7월 테마섹 파빌리온캐피탈, KT 등으로부터 920억원을 유치한 시리즈A가 가장 최근 펀딩이었는데, 1년 만에 다시 펀딩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펀딩 규모도 시리즈A와 비슷할 예정이다.

신 이사는 "2021년 말에 아이온을 출시하고 올해 초 아톰을 내놓았다. 1년에 한 번씩 칩을 출시했는데 내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두 번 칩을 출시하려고 한다"며 "이는 성장 속도가 두 배 빨라진다는 의미가 있다.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펀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속도전'이 중요하다. 오픈AI사의 챗GPT가 불러온 AI 열풍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발 빠른 투자가 중요하다는 게 리벨리온의 판단이다. 신 이사는 "KT가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아톰의) 볼륨이 필요하고 정부 주도의 'NPU팜'에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KT·해외투자자 유치 주도, 주주소통 중시

투자자를 끌어모으기엔 과거보다 더 우호적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KT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 아톰은 이미 KT클라우드에 납품됐다. 내년 상반기 양산되는 아톰 물량도 KT에 공급할 전망이다. 리벨 역시 KT가 그리는 초거대 AI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하는 것이다.

그는 "작년까지는 매출이 없었지만 지난 5월 말부터 KT에 아톰이 납품되기 시작해 3분기 내 매출이 수십억원 규모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이미 지난해 진행한 시리즈A를 주도해 9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모은 이력이 있다. 시리즈A로 테마섹 파빌리온캐피탈, KT 등 굵직한 투자자가 주요 주주로 편입됐다. 그는 "무엇보다 주주구성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며 "국내 AI 반도체 기업 중 해외 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곳은 리벨리온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빌리온캐피탈이 투자할 당시만 해도 KT의 투자 전이었다. 뚜렷한 트랙레코드(실적)가 없었다는 얘기다. 신 이사는 오로지 시장 전망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자를 설득해야 했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리벨리온의 성장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신 이사가 투자 유치 이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국내·외 주주와의 소통이다. 신 이사는 "파빌리온캐피탈 주주들과는 화상회의나 '카카오톡'을 일주일에 여러 차례 할 정도로 자주 얘기한다"며 "또 매달 주주 편지를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4인 리더십 핵심 멤버 중 한 명

신 이사는 6명으로 구성된 리벨리온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신 이사는 최고경영자(CEO)인 박성현 대표이사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김효은 최고제품책임자(CPO)와 함께 이사회 내 사내이사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사외이사 두 자리에는 KT의 이진형 상무와 퀄컴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이태원 전 사장이 배치됐다.

그는 "시리즈B, C 할 때쯤 돼서 외부에서 (상장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CFO를 모셨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리벨리온은 창업 초기부터 CFO를 뒀고,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에서도 유일하게 엔지니어가 아닌 구성원이다. 신 이사는 "다른 시각으로 보고 목소리를 내는 게 (이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이사는 투자 유치, 재무적 의사결정 등 CFO 업무를 넘어 전반적인 조직운영, 대외홍보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할을 해내며 리벨리온의 주요 성장 변곡점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성공적인 자금 마련은 인재 영입의 기반이 됐다. 2021년 신 이사 합류 당시 30명이었던 인력이 지금은 90명으로 세 배 늘었다. 앞으로 지금보다 정원을 최소 2배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신 이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할 때 기업공개(IPO) 지정 감사 업무를 많이 했기 때문에 나중에 회사가 커져 IPO 시점이 왔을 때 대비해 지금부터 레귤레이션(규제), 내부 통제 관련해 어느 때보다 잘 준비하고 있다"며 "CFO가 있는 스타트업과 없는 곳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여기에서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AI 시대 근간을 이루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서 빠르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등극하는 게 목표"라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기둥이 되는 큰 비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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