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조단위 몸값 노리는 파두, 관건은 ‘오버행 리스크’상장 한달뒤 56.72% 유통 가능…대규모 스톡옵션도 부담
최윤신 기자공개 2023-07-06 07:46:5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IPO 시장에서 처음으로 조단위 몸값에 도전하는 파두가 ‘오버행 리스크’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했다. 상장 직후엔 상장예정주식수의 40% 가량이, 한 달 뒤엔 절반 이상이 유통가능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의 IPO 성공사례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라 공모에서 투자자들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파두와 주관사는 구주매출 없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주식만을 신주로 발행하는 공모구조를 짰다. 그럼에도 수년 전부터 투자를 유치해온 탓에 투자자들에게 많은 보호예수 의무가 주어지지 않았다. 기존 주주들은 보유한 지분 절반 이상에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1개월로 짧은 수준에 그쳤다.
◇의무보호예수 물량 33.7% 불과 '약점'
파두는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를 거쳐 다음달 1일 납입을 마치는 일정이다.
공모하는 주식은 총 625만주로, 희망공모가격 밴드는 2만6000~3만1000원으로 설정했다. 모집하는 금액은 1625억~1938억원이다. 희망 밴드를 상장예정주식수(4806만1204주)에 곱한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2496억~1조4899억원이다. 올 들어 처음으로 조단위 몸값에 도전하는 ‘대어’로 평가받는다.
파두는 SSD컨트롤러 설계를 주요한 사업으로 영위하는 반도체 전문설계 기업(팹리스)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계약 성과를 내며 일찍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상장 추진을 앞두고 유치한 프리IPO 투자에서 1조8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은 바 있다.

상장 전 투자유치 성과는 투자는 파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상장을 추진하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투자를 유치해온 게 이번 공모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투자자가 보유한 대다수의 지분에 의무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에서 기존주주가 보유한 주식 중에서 의무보호예수가 설정된 지분은 33.68%로 집계된다. 남이현·이지효 대표 등 공동보유목적 보유를 확약한 최대주주 지분 28.40%와 기존 주주 보유 지분 중 4.47%가 해당된다. 이밖에 우리사주조합 보유분(0.73%)와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0.08%) 등에 각각 1년과 3개월의 의무보호예수가 설정됐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 58.52% 중 4.47%에만 보호예수 의무가 설정된 건 나머지 지분은 투자를 유치한지 1년 이상이 지났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예비심사 신청일 전 1년 이내에 신주·구주를 취득한 지분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 의무를 갖는다.
이에 따라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중엔 의무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지분이 66.32%에 달한다. 물론 해당 물량이 모두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건 아니다. 기존 주주 대부분은 보유한 지분 일부에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물량의 비율은 38.92%까지 줄어들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0% 가량의 유통물량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공모규모가 크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상장 이후 1개월이 지나는 시점에 대규모로 자발적 락업이 해제되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1개월 락업이 설정된 지분은 17.15%로, 상장 한달후엔 전체 주식 중 56.72%가 유통가능해진다.
◇기부여 스톡옵션, 상장예정주식수 5% 달해
임직원에게 주어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물량이 많다는 점도 오버행 우려를 키운다. 파두는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임직원에게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해왔다. 현재 행사되지 않은 스톡옵션은 256만2578주로 상장예정주식수의 5.33%에 달한다. 특히 상장예정주식수의 4.46%인 214만1778주는 이미 행사기간이 도래해 상장 직후부터 행사가 가능한 상태다.
물론 이 주식이 모두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니다. 당장 행사가능한 스톡옵션 중 절반 가량인 116만여주는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물량이라 당장 시장에 출회되진 않는다. 최대주주 등이 상장일 이후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하는 주식은 1년간 처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두는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을 하지 않고 적은 주식만을 발행하지만 과거의 투자유치와 스톡옵션 등으로 인해 일종의 청산해야 할 ‘빚’을 안고 있다”며 “시장에서 이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버행 리스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가 공모 흥행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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