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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의료기술 오가노이드 점검]바이오에서도 '다른 길' 걷는 그래디언트의 PDO⑤오픈마켓 1세대 인터파크 일군 노하우, 빅파마 눈독들이는 새 시장 발굴 접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10 13:18:38

[편집자주]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에 오가노이드를 포함했다. 이름도 낯선 인체장기 유사체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글로벌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지금껏 어려웠던 각종 재생치료에 접목할 최첨단 의료기술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미성숙 영역이지만 투자와 지원 적기라는 판단이 힘을 받는다. 이제 첫걸음을 뗀 오가노이드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전략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의 모태는 인터파크다. 국내 1세대 오픈마켓 플랫폼을 창시한 경험이 있는 인터파크는 사명을 그래디언트로 변경하고 작년 오가노이드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며 그래디언트바이오를 설립했고 본격적으로 바이오에 베팅했다.

인터파크의 오가노이드 신사업 도전기 자체도 남다르지만 오가노이드가 재생치료제로 주목받을 시기에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 데이터를 쌓은 점도 이채롭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작업과 특허 확보로 사업 기반을 미리 닦아놓자 빅파마들이 먼저 찾아와 협업을 요청한 배경이기도 하다.

◇오가노이드 세계 주류 HUB 특허 L/I로 사업화 초석… 'PDO 뱅킹' 독보적 경쟁력

그래디언트바이오는 설립 2년 차인 이른 시기에 PDO에서 성공적인 사업화 가능성을 발견했다. 관련 자산을 집적해 만든 'PDO 뱅킹' 구축이 핵심인데 이는 일종의 오가노이드 빅데이터다. 그래디언트바이오가 확보한 400여종의 데이터셋을 확보한 것은 전 세계 오가노이드 경쟁 업체 대비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국내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오가노이드 원천 특허를 보유한 네덜란드 휘브레흐트 오가노이드 테크놀로지(HUB)와 라이선스 인(L/I) 계약을 맺은 것도 눈길을 끈다. PDO를 중심으로 한 사업 성과가 가시권에 도달한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을 막을 잠재 요인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PDO 각 개체는 임상 환자 1명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PDO는 기존엔 비용과 시간, 임상 문제 등이 겹쳐 발굴이 어려웠던 새 면역관문이나 바이오마커 발굴을 돕는다. 생체표지자로도 불리는 바이오마커는 생명체의 상태나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매개체로 해석된다.

일면 옵션으로 보이지만 신약개발 시간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대체가 어려운 수준의 퍼포먼스를 나타낸다. 그간 타깃하기 어려웠던 난치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높인다. 빅파마를 비롯한 신약개발업체들의 그래디언트바이오를 비롯한 PDO 업체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진근 그래디언트바이오 대표는 "PD-1이라고 하는 특정 바이오마커를 타깃하는 면역관문 억제제(Checkpoint inhibitor) 키트루다가 바이오마커 활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면역 항암제를 환자에게 처방하고 나면 각 환자마다 반응성이 다른데 PDO를 이용하면 기존 임상이나 효능 예측치와 현실의 괴리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석학 영입하며 해외 겨냥한 '호시우보' 시작

대규모 PDO를 확보한 그래디언트바이오의 넥스트 스텝은 오가노이드 역량 강화다. 관련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사토 토시로(사진) 일본 게이오 대학교수를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과학자문위원단(Scientific Advisory Board, SAB)에 영입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사토 교수는 HUB 재직 당시 세계 최초로 장 오가노이드 배양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지금은 업계에 오가노이드 배양의 핵심 물질로 자리잡은 윈트(Wnt), 노긴(Noggin), 상피세포성장인자(EGF)와 관련한 과학적 개념을 정립하기도 했다. 재생 의료 분야 연구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노 단위의 유전자를 타깃하는 정밀의학에서 바이오마커의 가치는 해를 거듭할수록 올라가고 있다. 이를 둘러싼 각 업체들의 경쟁가도도 격화하는 만큼 그래디언트바이오도 유력 인사를 영입하면서 기술력 제고를 위해 다시금 베팅에 나섰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동아ST, 휴젤 출신의 이진근 대표를 중심으로 맨파워를 계혹 강화할 전망이다.

사토 교수와는 가깝게는 PDO를 배양하는 세포(공배양 세포)의 특성과 반응성 차이를 검증하는 정밀화(프리시전) 작업을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배양 세포는 면역세포와 PDO를 함께 키우는 형태다. PDO가 면역 세포를 공격하는 정도인 반응성은 각 종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래디언트바이오 측은 이 PDO 마다의 세부적인 차이를 검증해 나가면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기술과 공정과 관련한 라이선싱 작업도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관계자는 "이번 영입을 계기로 사업영역을 모든 장기의 오가노이드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석학 및 선도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하면서 오가노이드 시장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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