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로 보는 치매 시장]대웅바이오, CNS 매출 두 기둥 '글리아타민·베아셉트'③근본치료제 공급 시작해도 독자 시장 유지 가능성… 쏠림 현상 속 수혜주 지목도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24 11:24:42
[편집자주]
2만6000달러의 기적.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를 둔 해외시장의 평가다. 레켐비는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그러나 근본 치료제로서의 위상을 흔들 이슈로는 보기 어렵다. 국내 시장 역시 레켐비를 구심점으로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제 막 열린 치매 시장에 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바이오는 2009년 대웅화학 주식회사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완제의약품의 제조와 판매 수출을 맡으면서 한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낸다. 대웅그룹의 알짜 자회사 가운데 하나인 대웅바이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중추신경계열(CNS) 의약품에 무게가 실려있다.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뇌질환개선제 글리아타민은 한 해에 1000억원 이상의 처방매출 실적을 올리는 효자 제품이다. 여기에 도네페질 제네릭 시장 수위를 차지하는 베아셉트가 더해져 대웅그룹의 CNS 포트폴리오를 떠받드는 두 기둥으로 자리했다.
◇'1000억 매출' 넘어선 글리아타민에 베아셉트 더하며 치매 포트폴리오 '양 날개'
한해 약 4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대웅바이오는 CNS를 주력사업부로 두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뇌질환개선제 글리아타민이다. 대웅바이오는 한해 1000억원 이상을 글리아타민 판매로 벌어들인다. 대웅제약그룹의 아이콘 우루사의 성분 우루소데옥시콜산(UDCA) 원료 매출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웅바이오는 글리아타민을 통해 전체 5000억원 규모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글리아타민은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냈다. 이상지혈증치료제 리피토, 한미약품의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에 이은 국내 외래처방실적 톱3 실적이다. 올해도 1000억원 매출 돌파가 확실시된다.
대웅바이오는 뇌질환개선 용도의 글리아타민에 이어 또 다른 치매치료제 '베아셉트'를 가세시킨 점이 눈길을 끈다. 베아셉트는 에자이가 개발한 (아리셉트 성분명 도네페질)의 제네릭이다. 2016년 시장에 출시했는데 3년 만에 아리셉트 제네릭 시장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글리아타민과 베아셉트는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았다. 레켐비를 비롯한 알츠하이머 근본 치료제의 등장과 보급 국면에서도 포트폴리오가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속속 등장하는 알츠하이머 및 치매 계열 내 최고(Best in class) 의약품이나 기존 틀을 깨는 게임체인저들이 아직 효능이나 부작용 우려를 걷어내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 앞서 출시됐지만 사장된 아두헬름, 레켐비, 그리고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 모두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증상(ARIA)과 부작용이 임상 국면에서 보고됐다.
업계 관계자는 "추이를 봐야겠지만 레켐비의 보험 급여 책정 수준이나 누적된 안전성 등이 확보돼야 시장에서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도기가 끝나기 전까진 의료 현장은 기존에 처방하던 약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의 1위 수성 비결 임상재평가 근본치료제 등장 이슈에도 '무소의 뿔처럼'
레켐비의 국내 공식 등판 전부터 국내 알츠하이머 및 치매 치료제 시장은 임상 재평가로 관련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대웅바이오는 이 혼탁함 속에서 묵묵한 사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웅바이오가 기존 포트폴리오에 무게감을 더하는 전략을 선택한 배경은 전반적인 시장 변화가 결국 상위 매출사에는 수혜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기존 뇌졸중 환자에서 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 치료제 옥시라세탐이 퇴출 처분을 받았다. 전체 혈관성 치매 치료제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하던 해당 시장은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 전년 동기보다 18% 늘어난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대웅바이오의 경쟁사들은 콜린알포 또한 급여 및 임상재평가 이슈가 있는 점을 들어 관련 시장에서의 매출 드라이브를 꾀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웅바이오 역시 올해 들어 새롭게 확장된 콜린알포 시장을 둔 별도 행보나 입장을 공식화하진 않았다. 다만 총 30개 제약사와 콜린알포의 건강보험 재정 지원 비율 축소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벌이는 행정소송(2심)을 진행하면서 반전을 노리는 등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옥시라세탐의 경우 약 400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다 돌연 퇴출됐다"며 "해당 처방이 그대로 콜린알포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과 이 안에서 상위 제약사가 그 파이를 대부분 흡수할 것이란 예측대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레켐비 출시에도 글리아타민 등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밖의 정보는 회사의 주력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 기밀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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