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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업계, 디셈버앤컴퍼니 몸값 주목하는 까닭은 투자유치 악영향 우려…디셈버만의 제한적 상황 의견도

윤종학 기자공개 2023-08-16 10:31:2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매각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전 밸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자칫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전반의 밸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함께 나온다. 밸류 하락의 주요 요인이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의 단순한 사업구조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측면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됐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운용과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9월 경영권 인수가 마무리되더라도 매각가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은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전체 기업가치가 수백억원대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비씨카드로부터 99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2000억원 밸류로 평가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의 가치하락이 예상된다.

밸류 하락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디셈버앤컴버니운용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대주주 변경은 호재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거래구조에 유상증자가 포함돼 있어서다. 디셈버앤컴퍼니운용입장에선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오히려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의 매각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2015년 국내에 도입됐다.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은 2015년 5월부터 자체 개발 플랫폼을 통해 운용을 개시한 1세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다. 현재 재무건전성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곤 있지만 마케팅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며 대중적 인지도도 높아 업계 내에서 상징성이 크다.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피어그룹에 선정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전망이 밝아지며 지난해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다수의 업체들이 투자유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7월 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임 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금융사와의 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중 상장된 기업이 없다. 대부분 업체는 사업모델을 고도화하며 투자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운용과 함께 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콴텍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리즈C 투자유치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파운트도 직전 투자유치분을 포스증권 지분 매입에 활용하며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업체 관계자는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이 헐값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투자유치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부정적 영향은 있을수 밖에 없다고 보고 해당 업체와 차별화된 부분을 IR에서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의 몸값이 낮아진 요인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전망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는 의견도 다수다.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요인으로는 B2C(개인고객 대상 비즈니스)에 편중된 사업구조가 꼽힌다. 개인 고객 확보에 집중하며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초창기 대부분 B2C로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고객 유입 속도가 더디고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자 증권사 등 기관에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펀드 자문을 맡는 등 B2B(기업고객 대상 비즈니스)로 전환했다. B2C 대상 비즈니스만 고집한 곳은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이 유일했다.

더 나아가서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외연이 넓어지며 사업 방향성이 달라진 곳도 많다. 다이렉트인덱싱, 인공지능 종목 분석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도입된지 10년이 가까워오면서 이미 핀테크의 영역을 넘어 증권사 등도 자체 솔루션을 갖춘 곳이 많다"며 "최근 투자유치를 논의할 때 거론되는 것들 역시 그동안 쌓아둔 데이터 등을 활용해 차세대 자산관리서비스를 개발하는 분야에 집중돼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의 매각가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지만 투자자들도 이미 해당 비즈니스모델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어 밸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디셈버앤컴퍼니운용이 영업중단까지 가지 않고 새로운 주주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것이 업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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