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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닉스, 주가하락에 EB 조기상환 리스크 부각 앞서 발행한 EB 모두 인수…주가 1만원대 아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 도모

이상원 기자공개 2023-08-18 10:10:5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7: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닉스가 커지는 교환사채(EB) 조기상환 리스크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2022년초 주가 회복을 기대하고 발행했지만 그 후로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회사가 어려울 때 메자닌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돌파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앞서 2020년 발행한 교환사채도 대부분 풋옵션을 행사하며 실패한 경험이 있다. 채권 금리가 높은데도 이자율 0%인 교환사채에 투자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 보기 때문이다. 주식 가치가 높아지면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

위닉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14년 메자닌 시장 데뷔, 성공적인 '전환사채' 활용

위닉스는 2014년 11월 메자닌 시장에 처음 데뷔했다. 당시 사모 형태의 교환사채(CB)를 발행하며 25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조건은 만기 6년에 쿠폰(Coupon) 금리 1.5%, 만기이자율 3.5%가 붙었다. 사모펀드(PE) 프랙시스캐피탈이 출자한 위너스홀딩스가 전액 인수했다.

발행 당시만 하더라도 위닉스는 국내 제습기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해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제습기 수요가 크게 줄면서 재고자산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당시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2013년말 411억원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압박에 시달리며 운전자본 마련을 위한 결정이었다.

위닉스는 해당 전환사채에 조기상환청구권과 조기상환권을 모두 포함시켰다. 현금흐름이 확보되면 절반인 125억원에 대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2017년 9월 125억원에 이자를 포함한 139억원 가량을 상환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1월에는 주가가 상승하면서 나머지 물량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당시 거래로 263억원의 수익을 냈다. 조기상환 물량까지 합치면 엑시트 규모는 400억원을 넘어섰다. 투자 3년 4개월만에 원금의 1.6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자금이 필요했던 위니아는 적시에 조달에 성공했고 투자자 역시 큰 수익을 내면서 양측 모두 성공적인 딜로 기록됐다.


◇주가 약세에 메자닌 활용도 주춤, 투자자 조기상환 나설까

위닉스는 현금창출력 대비 많은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말과 지난 1분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71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창문형 에어컨과 건조기 등 제품 라인업하며 연구개발을 강화한 결과다. 여기에 상반기에만 캐나다와 이집트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동안 부족한 자금은 주로 은행차입을 통해 조달해 왔다. 지난해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해 1000억원을 확보했다. 대부분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해외 법인의 경우 부동산담보대출 등으로 현지 시중은행으로부터 빌렸다.

이외에 회사가 어려울때마다 메자닌 시장을 적극 찾았다. 낮은 신용도로 공모채 시장에 접근이 어려웠다. 최근 들어서는 전환사채에 이어 교환사채 활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과 지난해 3월 신제품 개발투자, 해외시설투자,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각각 407억원, 270억원을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활용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무이자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는 금리가 적용되지만 위닉스의 교환사채는 이율이 0%다. 자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교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하는게 가장 안정적이다.

위닉스는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넘기기 때문에 자산은 감소한다. 회사채의 경우 부채로 인식되지만 교환사채의 경우 자산과 함께 부채도 줄어드는 효과를 불러온다. 여기에 추가적인 주식이 발행되지 않는 만큼 자본금에도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주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조기에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환사채와 달리 리픽싱 조항도 없다. 위닉스의 주가는 지난 2021년초 2만7500원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지며 현재 1만원대 아래에 머물러있다. 교환가액 2만174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앞서 2020년 3월에 발행한 407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를 위나아가 모두 인수하며 이번에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150만1845주를 교환가액 2만7100원에 발행했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를 만회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위닉스는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지난 1월 삼성증권과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1년 연장했다. 지난 2022년 1월 기준 보유물량은 53만4735주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702억원 규모로 추가 매입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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