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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스톤브릿지벤처스]창업 꿈꾸던 송영돈 이사, 딥테크 초기 투자 '리더'로망고부스트·노타 선제 투자, 첫 대표 펀드매니저 데뷔 '눈앞'

양용비 기자공개 2023-08-24 08:18:0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창업 초기 투자 역량으로 정평이 난 벤처캐피탈이다. 초기 기업 투자는 성장 단계 기업에 비해 옥석을 가려내기가 힘든 만큼 투자금 회수 단계에서 더 큰 결실을 얻어낼 수 있다. 유망 산업을 꿰뚫어보는 눈과 유망 산업 내 핵심 플레이어를 알아보는 통찰력이 초기 투자 성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송영돈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사진)는 혜안과 통찰력을 보유한 벤처캐피탈리스트다. 투자한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어내는 역량도 탁월하다. 컴퓨터공학 기반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사 밸류애드에도 능력을 활용하고 있다.

◇성장 스토리 : 창업 꿈꾸던 컴공학도, 심사역의 길로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송 이사는 어린 시절 과학자를 꿈꿨다. 고등학생이었던 1990년대 후반 방영된 TV 드라마 ‘카이스트’는 그에게 로망이었다. 또한 2000년대 초반 닷컴 기업들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을 느꼈다.

이론적인 것보단 실용적인 것을 만들고 싶어 어린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열망이 컸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대학생 때 해킹동아리인 ‘플러스(PLUS)'에서 활동했던 것도 개발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였다.

현재 해킹동아리 플러스의 학우들은 벤처캐피탈리스트 활동의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잠재 투자 기업의 레퍼런스 체크 뿐 아니라 피투자사 인재 소싱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 김준영 베이글코드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등이 그의 동아리 시절 동료다.

그는 사회생활을 창업으로 시작하기보단 단계적으로 창업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단했다. 첫 직장이던 Ernst&Young(EY)에 2009년 입사한 이유다. 2009년말 EY 컨설팅본부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오퍼레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EY에서도 창업을 꿈꿨던 그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컨설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창업과는 결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때마침 눈에 들어온 채용 공고가 벤처캐피탈인 솔본인베스트먼트에서 컴퓨터공학 기반의 심사역을 채용한다는 것이었다.

2009년 EY 입사 이전 벤처캐피탈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에 대한 매력을 알고 있었던 그였다.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을 동경하던 그는 2013년 10월 솔본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면서 심사역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솔본인베스트먼트는 펀드 투자보단 고유 계정 투자가 주를 이룬 하우스였다. 기술기반의 초기 창업팀 위주로 투자하는 까닭에 1년에 100개가 넘는 창업팀을 만났다. 콜드콜도 주요 업무였다. 당시 경험이 초기 창업 기업에 대한 견식과 통찰력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다만 제한적인 투자 기회가 아쉬웠다. 본계정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자금 집행에 신중했기 때문이다. 연간 투자 건수는 2~3건이었다. 가장 열심히 일을 했던 시기였지만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투자가 제한적이라 이직을 결심했다.

이후 행선지는 마이더스동아인베스트먼트였다. 2015년 7월부터 약 2년 6개월 동안 마이더스동아인베스트먼트에서 초기 투자를 담당해왔던 그는 2017년 12월 스톤브릿지벤처스행을 택했다.

그는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솔본인베스트먼트와 유사하게 컴퓨터공학 베이스의 심사역을 찾고 있었다”며 “더욱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2017년 스톤브릿지벤처스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투자 철학 : 창업 새싹 기업 리드·단독 투자

송 이사는 스톤브릿지벤처스 입사 면접 당시 면접관이었던 김일환 파트너의 한마디를 늘 가슴에 품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벤처캐피탈 다운 벤처캐피탈을 지향한다는 이야기였다. 벤처캐피탈이 단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 잠재력이 커보이는 초기 창업자에게 투자해 건실한 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스마트머니’ 역할을 해야한다는 취지였다.

송 이사의 지향점도 이와 같다.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초기 창업팀에 단독 투자하거나 리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후 오랜기간 동안 다양한 밸류애드 활동을 하면서 스타트업이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트랙레코드1 : 초기 기업 발굴의 진수, 망고부스트

망고부스트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출신인 김장우 대표가 지난해 2월 설립한 데이터처리가속기(DPU) 개발 기업이다. 송 이사는 김 대표가 창업을 고민하던 시기부터 함께 했다. 김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는 1년의 과정 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송 이사는 “망고부스트 창업 자체는 지난해 2월이었지만 관련 기술 개발은 7~8년 전부터 진행됐다”며 “김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던 1년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창업을 지원한 다음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망고부스트가 설립 되자마자 리드투자를 진행했다. 시드 투자 금액 13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 담당했다. 망고부스트의 강점은 맨파워다.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국내외 대기업에서 DPU 관련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DPU 개발진은 컴퓨터 구조와 시스템 분야의 학술대회인 ‘ISCA’, ‘ASPLOS’, ‘MICRO’, ‘OSDI’, ‘ATC’ 등에서 DPU 개발 관련 기술과 시제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미국 법인에는 인텔 본사에서 데이터센터 가속기 제품을 개발한 에리코 누르비타디 박사가 합류하기도 했다.

그는 “망고부스트의 사업 아이템은 기술 개발 난이도가 높아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며 “창업 단계부터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등에서 활약한 인재들이 합류한 만큼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트랙레코드2 : 스톤브릿지 투자 철학 담긴 '노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딜 소싱 철학은 벤처캐피탈 네트워크 보단 산업계 기술 분석을 통해 투자 산업과 기업을 찾는 것이다. 기술 분석으로 먹거리 산업을 찾고 관련 기업을 발굴하는 ‘톱다운’ 방식이다. 송 이사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최적화 기술 기업 노타는 이같은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딜 소싱 철학이 반영된 사례다.

AI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딥러닝으로 학습된 AI 실행 모델을 압축해 경량화하는 솔루션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레이더에 걸린 곳이 바로 노타다.

2015년 설립된 노타는 딥러닝으로 학습된 AI 실행 모델을 압축해 경량화하는 플랫폼 ‘넷츠프레소(Netspresso)'를 개발했다. 넷츠프레소를 통해 경량화한 AI 실행 모델은 모바일과 차량, 드론 등 디바이스에서 자체적인 구동이 가능하다.

이에 송 이사는 2019년 프리시리즈A 단계부터 총 3번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2번이 리드 투자다. 노타는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FI 뿐 아니라 삼성이나 LG,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유수의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한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투자 이후 밸류애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노타 3개 사업부 가운데 하나인 ITS 사업부의 총괄 리드를 소개해 직접 채용으로까지 이어졌다. 투자라운드를 진행할 때마다 투자사를 소개하면서 자금 조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노타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채명수 대표와 정기적으로 중요 어젠다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계획 : 600억 규모 펀드레이징 임박

현재 송 이사는 펀드레이징에 한창이다. 올해 모태펀드 2차 정시출자 사업 창업초기 일반 분야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결성하는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대표 펀드매니저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만드는 펀드는 그의 장점을 살린 창업초기 투자 펀드다. 애초 300억원으로 결성할 예정이었으나 규모를 키워 600억원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해당 펀드로 시드단계부터 프리시리즈A 단계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 수는 약 25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송 이사는 “초기기업에도 투자한 이후 팔로우온까지 이어지는 펀드로 운용할 것”이라며 “다만 결성 금액 중 일부는 성장단계의 좋은 기업의 구주나 신주에 투자하는 하이브리드 펀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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