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BNK금융, '내외부·전현직' 후보에 문 활짝 열었다계열사 CEO 중심 승계 관행에 변화…육성 프로그램 도입은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8 07:18:14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승계 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겪었다. 내부 후계자 육성을 골자로 하는 BU(비즈니스 유닛)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전직 임원과 외부 후보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같은 변화로 후보군 다양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BU제도 폐지로 사라진 CEO 육성 프로그램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승계 과정마다 반복되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지원 조직을 경영진과 분리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후계자 검증 수단 'BU 제도' 없애고 문호 개방
BNK금융은 지난해 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로 후보군을 확보했다. 현직 중에서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이두호 전 BNK캐피탈 대표가 숏리스트에 진입했다. 부산은행장을 지내고 그룹을 떠나 있었던 빈대인 BNK금융 회장과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도 기회를 얻었다. 외부에서는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후보군에 합류했다.

지난 BNK금융 회장 승계 과정은 후보 다양성 측면에서 타 금융지주와 차별화됐다. 그룹 사정을 잘 아는 전직 임원을 숏리스트에 포함시켜 충분한 선택지를 확보했고 비은행, 비부산 외부 후보까지 검증했다. 요식적인 절차 마련에 그치지 않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이 이뤄졌다.
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될 때만 해도 BNK금융 승계 프로그램은 두 BU장 간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BNK금융은 그룹 계열사를 은행BU와 투자BU로 구분하고 은행BU장과 투자BU장을 지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를 운영했다. BU장은 그룹 내에서 사실상 부회장급 임원으로 분류됐고 자연스럽게 후계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BU 제도를 만든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 전 회장 사퇴 후 개시된 승계 프로그램이 외부 인사에게 폐쇄적인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김 전 회장이 구축한 승계 프로그램은 유명무실해졌다.
BNK금융은 경영승계 계획에서 외부후보군 선정 기준을 전격적으로 수정했다. 외부 자문기관에서 후보 추천을 받아 전직 임원과 다른 그룹 인사를 롱리스트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외부 인사들은 후보 압축 과정에서 숏리스트에 잔류하며 검증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새로운 승계 계획이 실질적으로 작동한 셈이다.
◇내부 후보 '장기 검증' 체계 필요…지원부서 재편 과제
BNK금융 CEO 승계 절차가 폐쇄적인 구조에서 벗어난 것과 별개로 내부 후보를 육성하고 검증하는 프로그램은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금융으로 부회장 제도를 운영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하는 육성 프로그램이 대안으로 꼽힌다.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먼저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지방금융인 DGB금융은 2년 간 운영되는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이를 지주 회장 승계에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올해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전 그룹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은 임추위를 지원해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직에 대한 재편도 필요하다. 현재 전략기획부가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업무를 담당하는 지원부서로 지정돼 있다. 현직 CEO가 승계 과정에 관여할 여지가 남을 수 있는 구조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독립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으로 편제하는 추세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그룹으로 확대하는 게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면 관련 업무를 하는 지원조직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고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AACR 2025]제이인츠 임상의가 본 JIN-A02 기술이전 전략 "타깃 구체화"
- [i-point]메타약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
- [Company Watch]1년만에 IR 무대 선 세아메카닉스, ESS 부품 수주 예고
- 휴온스랩, 92억 투자 유치…반년만에 밸류 두배 껑충
- [HB그룹은 지금]알짜빌딩에 세종 신사옥까지, 그룹 안전판 '부동산'
- [코스닥 유망섹터 지도]'보냉재 강자' 동성화인텍, 시장확대 수혜 전망
- [Company Watch]한중엔시에스, 미국 생산거점 확보 나선다
- [VC 투자기업]달바글로벌 주주, 화장품 할인 받는다
- [모태 2025 2차 정시출자]에이벤처스, 'Co-GP' 몰린 스케일업서 승기 잡을까
- [모태 2025 2차 정시출자]'출자 감소' 사이버보안, 린벤처스 2연속 도전 눈길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하나금융, 절묘한 RWA 관리 '밸류업 행보' 지속
- [금융사 KPI 점검/하나은행]영업점에 수익 확대보다 '고객 만족' 강조한다
- [BNK금융 인사 풍향계]하나·KB금융 출신 전문가 영입 '리스크관리·디지털' 강화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IB 임원 겸직 체제 도입, 임종룡 회장 우투증권 힘싣기
- 우리은행, '위기기업 대응 조직' 신설 자본비율 관리 고삐
- iM금융, 성공적 RWA 관리 'CET1 12%' 고지 올랐다
- [컨콜 Q&A 리뷰]신한금융,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율 제고 '자신감'
- 신한은행, 자금세탁방지부 '본부 격상·경영진 배치' 배경은
- 삼양사의 JB금융 지분 매각이 남긴 것
- [컨콜 Q&A 리뷰]우리금융, 올해 안정적 자본비율 관리 '최우선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