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블랙홀릭, 'M&A 경험' 많은 CFO 찾는 까닭은계속된 수익성 악화로 '투자 유치' 필요성...M&A 통한 '대주주 엑시트' 가능성도
양도웅 기자공개 2023-08-31 14:20:09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09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랙홀릭이 인수합병(M&A) 경험이 풍부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찾고 있다. 블랙홀릭은 생활용품 브랜드 '깔끔대장', 차량용품 브랜드 '로드몬스터' 등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M&A 경험이 풍부한 CFO를 채용하는 목적이 사업 확장일지, 지분 매각과 증자 등을 통해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추진하기 위해서일지 주목된다.블랙홀릭은 2019년 5월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현재 장세옥 대표이사로 지분 81.8%를 보유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액은 913억원에서 2901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도 23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비슷하게 3배 넘게 늘었다.

매년 외연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2020년 12%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8%로 하락한 뒤 2022년 1%로 주저앉았다.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운반비,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 판매관리비를 크게 늘린 결과다. 특히 광고선전비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판매관리비(2148억원)의 60%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금 같은 비용구조를 유지할 경우 블랙홀릭은 올해 설립 이후(2020년 이후) 최초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어느 정도 재량껏 줄일 수 있는 광고선전비와 인건비, 복리후생비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되지 않은 블랙홀릭으로서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영업적자로 전보다 회사에 들어올 현금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블랙홀릭은 현재 모 대기업 계열사와 투자 유치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년간 매년 순이익을 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였다. 내부에서 현금창출을 못하면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엔 심지어 장 대표가 회사에 6억원 가량을 장기대여해줬다.

더불어 블랙홀릭은 M&A에 일가견이 있는 CFO를 외부에서 찾고 있다. 지원자에게 필수로 요구하는 조건이 '투자 유치와 M&A 업무 경험'이다. 관련 업무 경험이 10년 이상이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인물을 선호한다. 이번에 채용하는 CFO에게 투자 유치와 M&A, 투자자 소통(IR), 투자자들의 실사 대응 등의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블랙홀릭의 부족한 내부 현금 창출력과 선호하는 CFO 조건 등을 종합하면 회사는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등을 통한 투자금 확보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장 대표의 지분율이 80%가 넘기 때문에 지분 거래를 하더라도 장 대표의 지배력 약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점도 이러한 전망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울러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CFO를 찾는 목적 중 하나는 기업공개(IPO) 준비다. 하지만 블랙홀릭은 이번 CFO 채용과 관련해 IPO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IPO를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셈이다. 장 대표도 일단은 IPO가 아닌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를 도모할 생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유망 이커머스 기업들이 예상보다 낮은 기업가치 평가에 상장을 연기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지난 2월 상장 연기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스팩 합병으로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동일하게 새벽배송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컬리(옛 마켓컬리)도 올해 초 상장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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