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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업체 생존리포트]양지사, 제조업 넘어 '유통 내재화' 승부수③'B2B→B2C 확장' 수익성 제고 모색, 정관 변경·인수합병 등 준비작업 마무리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07 07:32:01

[편집자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업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생존 기로에 섰다. 이러한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한 국내 주요 문구업체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이어리 제조업체 양지사가 4년에 걸친 고민 끝에 신사업으로 '유통·물류'를 낙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사업다각화 카드를 드디어 꺼내들었다. 제조에 유통·물류 기능까지 탑재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수년간 B2C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다져 온 양지사는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하고 외부 인물을 영입했다. 지난해 인수한 가전제품 도소매 업체가 사업다각화를 이끌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코로나19로 막힌 수출길 '매출 급감', 사업 다각화·채널 다양화 방안 고심

양지사는 오는 9월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목적에 △지류판매업 △문구류 및 사무기기 제조·판매업 △디자인 상품의 기획 및 제조, 수출입. 유통관련 사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B2B(기업 대 기업)에서 B2C(기업 대 개인)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양지사 측의 설명이다. 양지사는 현재 수첩과 다이어리 등을 생산해 도매업체, 서점 등 유통채널에 공급하거나 주문제작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조·공급을 넘어 개인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으로 보폭을 넓혀 마진율을 높이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지사는 일찌감치 국내 인쇄시장의 한계를 체감했다. 인쇄업체들의 난립으로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인쇄물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업황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양지사가 꺼내든 첫 번째 방안은 수출 확대였다. 해외에 제품을 수출해 수익창출 영역을 넓히고자 했다. 해외문구박람회에 참가해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KOTRA를 통해 신흥시장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19 회계연도(2018년7월~2019년 6월)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의 비중을 44.4%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전년대비 9.1%p 상승한 규모였다. 2019년 총 매출액 527억원 중 234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운송비가 급증하고 운송기간과 생산기간이 길어지면서 주문량이 감소했다. 양지사의 해외매출액은 2019년 234억원에서 2020년 184억원, 2021년 157억원, 2022년 15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양지사가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게 된 배경이다.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됐던 수출에 제동이 걸리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외부수혈도 진행했다. 2020년 제일기획 출신 최기훈 이사와 바이오리더스 출신 조승익 본부장을 영입하고 E-biz 사업부와 경영지원본부를 각각 맡겼다.

◇'물류업·전자상거래업' 사업목적 추가, 디지털기기 유통업체 인수 B2C '눈길'

이후 약 2년간 새로운 사업과 관련해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양지사는 2021년 9월 신성장동력에 대한 첫 단서를 제시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태양력 발전업 및 전기판매업 △물류 및 창고업 △전자상거래 및 관련유통업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사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이어 2022년 2월 디지털명품존 지분 100%를 11억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흡수합병했다. 2005년 설립된 디지털명품존은 헤드폰, 이어폰 등 디지털기기 도소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매출의 90% 이상을 영품문고 등 서점 입점 매장을 통해 창출한다.

디지털명품존이 18년간 쌓은 도소매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B2C 사업 영역에 진출하고자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 가전제품 뿐 아니라 양지사가 직접 생산한 제품, 수입 문구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펼 수 있다.

또한 양지사는 디지털명품존 인수로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효과도 누리게 됐다. 양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디지털명품존의 기존 사업을 그대로 이어 받아 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양지사 전체 매출액의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지사 관계자는 "인쇄 산업이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사업 다각화와 유통 경로 다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지 않았지만 B2C 대상 신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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