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ESG채권 활성화되나…거래소 공익대표에 ESG전문가발행 대비 투자수요 위축…지속가능성 위한 '사후검증' 절실 판단
손현지 기자공개 2023-09-07 07:47:5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08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사외이사(비상임이사)를 공익대표(5인), 업계대표(3인)로 나눠 선임한다. 그 중 공익대표는 증권시장이나 금융업계 이외에도 상장기업, 산업계 전반의 목소리를 챙겨듣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할 때 법조, 경제 등 다양한 전문지식을 지닌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거래소가 새로운 공익대표로 ESG 전문가를 선임해 눈길을 끈다. 그간 세무, 금융, 학계 등 인물들로 채워져왔던 것과 비교해보면 새로운 기조다. 최근 상장사들의 ESG 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지만 투자수요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자문 등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G채권 발행 늘어나지만…투자수요는 위축
한국거래소는 5일 서울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공익대표)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그가 활동하는 UN SDGs 협회는 기업의 ESG나 책임투자에 관한 지수·인증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국내에서 ESG 채권이 발행될 때 해당 채권이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ESG 채권원칙을 준수했는지 감시하는 국제 옵서버(관찰자) 역할도 수행한다.
ESG채권이란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발행되는 채권이다. 자금 조달 목적에 따라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분류된다.
김 이사는 UN SDGs 협회 대표로 활동하면서 ESG 채권의 '사후 검증' 업무를 담당했다. 협회 소속의 전문 선임연구원들과 함께 ESG채권 우수기업과 이행 미흡기업 등을 분류해왔다. 거래소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ESG채권이 발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 기조도 형성될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ESG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속가능하게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ESG채권 신규상장금액은 총 53조507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발행량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ESG채권에 대한 투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ESG채권 거래대금은 올들어1444억원으로 전년대비 5% 넘게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축 기조가 ESG채권 투심을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작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인상 등으로 비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형성됐다. 여기에 중국 경기 침체 등도 더해져 당분간 경기 둔화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라, ESG채권에 대한 사후 검증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이사는 1981년생으로 홍익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마쳤다. 2008년부터 2010년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보좌역을 지냈다. 이후 2021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사회적채권 워킹그룹(실무단) 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UN SDGs 협회 대표 외에도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 서민금융진흥원 ESG경영위원회 위원, 신용회복위원회 ESG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협력연구원 등을 겸하고 있다.
◇사외이사 8인 체제 굳건
거래소는 8인의 사외이사들은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 선임은 지난 3월 원숙연 전 공익대표가 사퇴하면서 생겼던 공석을 채우는 것이다. 원 전 대표가 맡았던 이사회 내 유가증권시장위원회 위원, 보수위원회 위원회 위원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유가증권시장위원회, 파생상품시장위원회, 보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5개의 소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 8인과 상임이사 7인은 해당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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