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가 만든 거부들]황해령 루트로닉 회장, 한앤코 손잡고 '글로벌 시장' 베팅매각 대금 절반 SPC에 재출자, 공동 경영 체제로 해외 사업 집중
남준우 기자공개 2023-09-15 08:31:51
[편집자주]
거대한 자금이 움직이는 M&A는 매도자를 단번에 거부로 만들기도 한다. 평생을 일군 사업이나 가업을 매각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세간의 관심은 이러한 거부들이 자신들의 돈을 어떻게 운용할 지에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더벨은 최근 M&A를 통해 거부로 올라선 이들의 근황과 자금운용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15시1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트로닉 창업주 황해령 회장(사진)은 최근 기업 매각을 통해 거금을 손에 쥐었다. 올해 6월 보유하고 있던 루트로닉 주식(19.24%)과 전환우선주 등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약 1888억원에 매각했다.단순히 지분 매각을 통한 부의 증식이 목적은 아니었다. 매각 자금 중 절반 가량을 곧바로 한앤컴퍼니가 루트로닉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했다. 한앤컴퍼니와 손을 잡고 공동 경영에 나선 셈이다.
루트로닉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한앤컴퍼니와 한 배를 탔다. 한앤컴퍼니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발휘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경영권 지분을 넘긴 대가로 국내 최대 PEF를 파트너로 맞이하는 동시에 수 백억원 대 현금도 손에 쥐었다.
◇지분율 100% 목표로 추가 매수 진행 중

아울러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의 잔여 보통주 2093만256주를 주당 3만6700원에, 전환우선주 14만4680주를 주당 5만2428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지분의 66.86%에 해당한다. 총 거래 규모는 약 9570억원에 달한다.
공개매수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올 7월 9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1차 공개매수에서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 지분 1720만2067주를 취득했다.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 66.1%와 황해령 회장에게서 사들인 지분 19.7%를 합해 총 85.8%의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7월 17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진행된 2차 공개매수에서는 164만311주의 청약이 들어왔다. 당초 한앤컴퍼니가 계획했던 시장에 남은 주식 전체(373만5471주)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2차 공개매수로 모은 지분까지 합치면 총 90.17%의 지분을 확보했다.
루트로닉은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와 논의 끝에 주식 추가매수를 추진 중이다. 이는 지분율을 100%까지 늘리고자 하기 위함이다. 향후 루트로닉을 자진 상장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진상폐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나섰다. 루트로닉 주주가 한앤컴퍼니에 주식을 이전하면 한앤컴퍼니는 그 대가로 신주 발행 대신 현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보통주는 주당 3만6700원, 전환우선주는 주당 5만5258원을 교부한다. 11일 기준으로 루트로닉의 최대주주인 특수목적법인(SPC) '한앤코23호주식회사'는 지분율을 95.61%까지 끌어올렸다.

◇수출 비중 90% 육박…해외 법인 설립 가속화
황 회장은 단순히 이익 추구만을 위해 루트로닉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두고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회장이 지분 매각 후 한앤코23호에 재출자를 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매각한 구주 대금의 약 절반 규모인 791억원을 재출자했다. 더불어 총 6명으로 구성될 이사회의 이사 2명을 지명할 선임권도 보장 받았다. CEO를 맡아 주요 경영 사항도 한앤컴퍼니와 함께 결정하기로 했다. 사실상 공동 경영 체제인 셈이다.
한앤컴퍼니와 힘을 합쳐 루트로닉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루트로닉은 피부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미용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한다. 미국과 독일, 일본, 중국 등지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수출 비중은 무려 89%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283억원 가운데 89%에 육박하는 1137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황 회장이 파트너사로 한앤컴퍼니를 선택한 배경에도 해외 네트워크가 한 몫했다.
한앤컴퍼니는 설립 초기부터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출자자(LP)로 확보했다. 북미, 아시아, 중동 등 다양한 지역의 기관투자가들과 관계를 형성했다. 또한 자금력이 풍부한 국내 최정상급 PEF 운용사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루트로닉 지분은 100%를 목표로 매수 중인데 현재 매입 속도로 봤을 때 연내 혹은 내년 초에는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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