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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라우드코퍼레이션]프로게이머 출신 서경종, e스포츠 산업 '퍼스트무버'로게이머→해설가→창업자로 변신, e스포츠+엔터테인먼트 '주도'

양용비 기자공개 2023-09-18 09:32:37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게임 방송이 활기를 띄면서 e스포츠의 부흥을 이끌었다. e스포츠는 게임단 창단, 방송 콘텐츠 제작과 맞물려 전통 스포츠를 위협할 만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20년 넘게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콘텐츠 제작, 선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기업은 드물다. 국내에서 대표 격으로 꼽히는 기업이 바로 '라우드코퍼레이션'이다. 프로게이머 출신 2명, 컴퓨터공학도 1명이 뭉쳐 2014년 설립했다.

3명의 창업자 가운데 1명이 라우드코퍼레이션에 남아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프로게이머 출신의 서경종 대표(사진)다. 1987년생으로 아직 30대 중반이지만 e스포츠 업계에 투신한 세월만 20년이 넘는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약 10년, 창업자의 길을 걸은 지도 10년이 넘었다. 프로게이머 당시 'Shark[gm]'이라는 아이디로 활약했던 그는 현재 'e스포츠 기업 1호 상장사 대표'라는 수식어를 꿈꾼다.

그는 이제 e스포츠 기업인으로서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기고자 한다. e스포츠 산업의 핵심인 선수 육성과 콘텐츠 제작의 퍼스트무버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창업 스토리 : 최연소 프로게이머, e스포츠 기업 오너로

서 대표는 최연소 프로게이머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2002년 중학생 때 프로게이머로 데뷔해 약 10년간 활약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10년부터 2년간 게임해설가로 변신할 때까지 학창 시절을 게임과 함께했다. 중학생부터 e스포츠 업계를 경험한 덕분에 어린 나이부터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군대를 전역했을 때 그의 나이는 28세였다. 어린 나이부터 프로게임단에 입단해 활약했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서 구직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e스포츠에 오랜 기간 몸담아 온 만큼 특기를 살려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이유다.

2010년대 초반에는 e스포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1대1 대전 게임이 주류를 이뤘지만 2010년대부터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배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단체 대전게임이 e스포츠 산업을 이끌었다.

처음 구상한 콘셉트는 게임 전문 MCN이었다. 2010년대부터 개인 방송 시대가 도래하면서 프로게이머 출신의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이머 매니지먼트와 함께 리그 제작을 하면 e스포츠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2014년 게임 전문 MCN 콩두컴퍼니를 창업했다. 라우드코퍼레이션의 뿌리다. 프로게이머 출신의 홍진호 씨,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부활에 대한 의지가 컸던 홍 씨와 프로게이머 매니지먼트의 열망이 있었던 서 대표의 뜻이 통했다.

그는 “법인을 설립한 이후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를 시즌6까지 제작했다”며 “2014년 설립 이후 약 1년 뒤 공동창업자인 홍진호, 이두희 대표가 사임하면서 혼자 경영을 이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장 터닝포인트 : VC서 확보한 자금, 영향력 확대 밑거름

2014년 당시 콩두컴퍼니라는 사명으로 창업한 이후 1년 뒤인 2015년 벤처캐피탈인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 MCN으로 시작한 콩두컴퍼니가 e스포츠업계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콩투컴퍼니의 잠재력을 알아본 케이큐브벤처스와 함께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도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스틱벤처스와 TS인베스트먼트가 투자사로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금은 콩투컴퍼니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콩두컴퍼니는 해당 투자 유치를 계기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도 창단할 수 있게 됐다. 2016년 11월 ‘팀 콩두’라는 팀명으로 출범한 프로게임단은 2018년 그리핀이라는 신인 팀을 합병하면서 게임단의 이름도 그리핀으로 변경했다.

그는 “e스포츠 시대를 열었던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시들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등 게임에서 활약하는 게임단을 창단했다”며 “e스포츠 팬과 스폰서십이 붙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승승장구했다. ESPN 공식 랭킹에서도 수차례 1위를 기록하면서 글로벌을 대표하는 게임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중국 텐센트에서 방송국을 갖춘 자회사들이 라우드코퍼레이션과 독점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게임단 창단 이후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게임단은 2021년 해체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김대호 그리핀 감독의 계약 종료와 함께 소속 팀 선수 불공정계약 논란 등이 발생하며 큰 홍역을 치른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핀이 홍역을 치르는 사이 서 대표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서 대표는 게임단 그리핀에서 일어난 사태에 책임을 지고 2019년 12월 라우드코퍼레이션(당시 스틸에잇) 경영에서 물러났다.

서 대표가 물러난 이후 라우드코퍼레이션이 성장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다. 주주들은 창업자인 서 대표가 컴백해 경영을 이어가 주기를 바랐다. 이같은 요청에 서 대표가 라우드코퍼레이션의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된건 2020년 12월이다.

약 1년 간 백의종군하던 서 대표는 e스포츠 리그 제작, 선수 매니지먼트에 주력하면서도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연예 기획사 팜트리아일랜드를 인수한 이유다.

그는 “e스포츠 뿐만 아니라 뮤지컬 또한 MZ세대의 구매력이 높은 영역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이라고 생각했다”며 “뮤지컬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사로 키우기 위해 팜트리아일랜드를 인수했으며 현재 IP를 활용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감을 받는 인물 : 창업 선배, 정욱 넵튠 CSO·이수진 야놀자 대표

서 대표는 영감을 받는 인물로 창업 선배 2명을 꼽았다. 넵튠의 창업자인 정욱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이수진 야놀자 대표다. 평소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창업 선배들이다. 정 CSO가 창업한 넵튠의 경우 현재 라우드코퍼레이션의 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넵튠의 창업자인 정 CSO는 인간적인 대화부터 비즈니스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소통을 나누고 있다”며 “회사의 주주로서 함께 고민해주고 결정을 존중해줘 어려운 상황에서 큰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놀자의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도 자주 만나 소통을 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에 대한 노하우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며 조언을 해줘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민 : e스포츠 기업 ‘톱’ 차지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전통 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신규 스포츠로 인정받았다. 국가 차원에서 관련 예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 대표는 라우드코퍼레이션을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포부다. e스포츠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 엔터테인먼트 등 메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 1등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는 “e스포츠 시장은 글로벌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대표할 만한 기업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며 “때문에 시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데 라우드코퍼레이션이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e스포츠 산업의 대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 e스포츠 사업 견고화

서 대표는 20년 넘게 e스포츠 시장에 몰두한 만큼 라우드코퍼레이션을 의미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우선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내실을 키워 사업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뮤지컬 등 K-컬쳐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펼치지만 라우드코퍼레이션의 정체성인 e스포츠로 글로벌에서 호령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게임 리그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재 사우디에도 해외 송출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리그 제작 사업을 고도화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해외에도 e스포츠 판권을 잘 팔아왔다”며 “앞으로는 판매 물량도 높이고 e스포츠로 제작할 수 있는 게임 종목도 다양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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