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선봉장 '동남아사업부', 기업금융·리테일 동반 성장 추진"(2)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인니서 이상적 모델 구축…타국 법인 확대 적용"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6 07:08:4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렌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0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시아는 우리은행이 글로벌 사업에 있어 가장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상적인 사업 구조를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올해 신설된 동남아성장사업부를 필두로 각국 법인의 기업금융과 리테일 동반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사진)은 지난 7월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과 함께 신설된 동남아성장사업부를 맡아 글로벌 공략 선봉장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지 리테일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승부수 '동남아성장사업부'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지역을 관할하는 조직이다. 글로벌그룹 내에 특정 지역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을 만든 건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다. 3개 국가의 법인은 우리은행 내에서 동남아 3대 법인으로 불린다. 잘 자리잡은 동남아 지역에서 타행과 차별화된 지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승부수를 둔 것이다.
윤 그룹장은 "특정 권역을 관할하는 별도의 조직을 만든 건 우리은행이 처음일 것"이라며 "동남아 지역에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더 잘해보자는 취지가 조직 개편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동남아성장사업부 관할이 된 3개 법인은 이미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5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3개 법인이 올린 순이익이 861억원이다. 해외 법인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성장사업부가 책임진 것이다.
윤 그룹장은 동남아성장사업부가 수익성을 추가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균형잡힌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추면 성장을 달성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법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기업금융 자산 만큼 현지인 고객 대상 리테일 자산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산 구성을 이미 갖춘 곳이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기존 현지 법인과 새로 인수한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현재의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의 법인 고객 네트워크와 옛 소다라은행의 리테일 고객풀을 확보했다. 타행이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우리소다라은행은 선전하고 있는 비결이다.
윤 그룹장은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업금융 자산과 리테일 자산 비중이 절반 정도씩으로 상호 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비결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도 리테일 고객 비중을 확대하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유연하게 대응…'고금리' 견뎌낼 기업에 주목
윤 그룹장은 글로벌그룹 차원에서 미중 갈등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 외 신흥국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아성장사업부 관할 법인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판세 분석이 동남아성장사업부 신설에 감안됐다.
중국과 러시아 법인은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참여를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경우 한국 기업이 사업을 확대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대출 자산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윤 그룹장은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추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윤 그룹장의 판단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 현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자 비용을 견딜 수 있는 기업 대출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미국보다 동남아 지역에서 고금리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는 만큼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윤 그룹장은 "미국처럼 고금리 기조 속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유지된다 해도 기업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라며 "현 금리 수준이 당분간 지속되리라 보는 만큼 고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 대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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