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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넓히는 제일약품 오너 3세 '대외활동도 직접' [현장줌人]한상철 사장 올해 승진 후 광폭 행보…기업 직접 챙기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 주력

최은수 기자공개 2023-09-20 13:00:2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약품그룹이 본격적으로 대외 행보를 넓히고 있다. 기존 제일약품 C레벨 대외 활동 대부분은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가 담당했다. 올해 들어 한상철 사장이 승진한 이후론 성 대표와 동행하거나 그를 대신하는 자리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제일약품그룹은 약 8000억원의 연매출을 내는 국내 상위 제약사다. 그러나 타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상품 의존도가 80%에 달해 매출 구조 개선을 위한 R&D에 주력하고 있다. 체질 개선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이제는 오너 3세가 직접 현장 스킨십에 나서며 제일약품그룹의 변화를 위한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장 승진 후 부쩍 늘린 대외 행보… "제일약품도 직접 챙기겠다"

한상철 사장은 19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에 참석했다.작년까지만 해도 해당 박람회를 비롯해 협회가 주관하는 주요 행사엔 성 대표가 왔었는데 올해부터 한 사장의 외부 활동 비중이 부쩍 늘어났다. 한 사장은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요 VIP 및 업계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교류했다.
한 사장은 올해 열린 제일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장직에 올랐다. 한 사장은 창업주인 고 한원석 회장의 손자,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회사에 합류한 지 19년 차를 맞은 올해 주력 사업회사인 제일약품 사장직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오너 3세 경영' 체제를 다잡기 시작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제일약품을 직접 챙기기 위해 채용박람회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사장 승진 후 경영 체계를 다지는 일환으로 공식 행보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서는 한 사장의 오랜 재직기간, 그리고 최근의 승진 인사에도 부구하고 제일약품그룹의 승계 시점 혹은 가능성 자체가 요원하다는 전망을 내놨었다.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전문경영인(CEO)인 성석제 대표가 막강한 영향력과 구심점을 행사하는 점이 업계 시각의 근거였다. 특히 오너 2세인 한승수 회장(57.80%)에 대비해 낮은 한 사장의 지분율을 들어 승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올해 들어 달라진 한 사장의 행보 확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9일 한 사장과 현장에 함께 참석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행사를 빛낼 VIP가 대동하는 자리에 제일약품 인사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성 대표가 왔을 거라 지레 생각했다"며 "한 사장은 대외 행보가 많지 않은 편인데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 사장의 대외 스킨십에는 앞서 성 대표를 중심으로 구축된 제일약품의 경영 체계를 '오너 3세'로서 인계받겠다는 의도 또한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 대표가 오랜 기간 CEO로 재직하며 제일약품의 성장을 주도했으니, 급작스런 변화보다는 조금씩 입지를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의 활발한 대외 소통도 이 일환으로 해석된다.

◇변화의 단초는 '신약 R&D', 도입 의존도 낮추고 본격 신 성장동력 탑재 목표

한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전후로 제일약품의 임원 승진 가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 점도 과거와 달라진, 정확히는 경영 승계 국면에서 달라지기를 원하는 제일약품그룹의 포석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제일약품그룹은 기준 작년 약 8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규모로 보면 조단위를 넘어선 업계 상위 제약사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내실 측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작년 주력 사업회사인 제일약품의 전체 매출 구조 가운데 자체 개발 제품이 아닌 외부 도입에 해당하는 상품 비중은 78.8%다.

이같은 매출 구조는 지금껏 제일약품을 성장시킨 원동력인 동시에 '구태'로 지적받는 부분이다. 자체 개발 혁신신약이 아닌 외부 제품을 판매하는 건 장기적 관점에서 '제약사로의 자생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목표로 한 드라이브를 위해 그에 걸맞은 차세대 리더들을 채우는 게 관건이다. 한 사장 승진이 포함된 2022년말 인사에선 연구·개발(R&D) 분야 임원들이 대거 승진했다. 세부적으로 총 11명의 승진자 가운데 R&D 인력이 9명에 달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성 대표와 궤를 같이 하던 재무 중심 인사 가운데서 주로 승진자가 나왔다.

최근 그의 행보 역시 앞서 설명한 제일약품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제일약품의 변화와 새 도약을 염두에 두고 목표로 하고 있어 유능한 인재 채용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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