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중심 지배구조, 거스를수 없는 흐름" [1세션 토론]"법제화 진입 앞둔 과도기…주주제안도 힘 얻을 것"
최은수 기자공개 2023-09-25 16:05:3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 시대에서 기업 지배구조 변화가 주주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바뀌는 건 거스를 수 없다. 물론 아직 법제화되지 않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뭘 바꿔야 할 지도 모를 만큼 추상적이고 공허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를 향한 움직임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22일 더벨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연 '2023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 1세션 주제 발표 이후 토론에서 로저 바커(Roger Barker) 인스티튜트 오브 디렉터스 런던(IoD)의 로저 바커 박사는 이와 같이 말했다. ESG 시대에서 "주주중심의 기업 지배구조가 이해관계자로 바뀌는 게 과연 맞느냐"는 청중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1세션은 '주주자본주의와 ESG 논의'라는 주제로 총 세 명의 발표가 진행됐다. 각각 바커 박사는 △주주인가 이해관계자인가 : 이사회는 누구를 위해 경영하는가 △민지영 미시간주립대학교 교수는 주주제안 : 합의에 의한 거버넌스 △위천 펑 중국 수도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중국기업 이사회의 ESG 감독 책임 : 문제와 전망을 주제로 했다.

발표자들은 대체로 ESG 시대에서 주주(Shareholder) 중심이던 기업지배구조가 점차 이해관계자(Stakeholder) 위주로 움직이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지금은 '법제화' 진입을 앞둔 과도기라는 설명이다.
바커 박사는 "이사회나 정관, 기업 거버넌스를 둘러싼 대부분이 여전히 주주 중심이기 때문에 앞서 이해관계자 중심 변화를 전망하는 건 공허하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며 "그러나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제도가 점차 생기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커 박사에 따르면 영국 현지 기업 안에서 가장 가파른 연봉 상승률을 보이는 직군은 다름아닌 'ESG 업무 관련 C레벨'이다.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특정 직급·직책의 몸값이 빠르게 오른다는 것은 가장 시장 논리에 적합하게 ESG 시대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진행한 민 교수는 1세션 사회를 맡은 신재용 서울대 교수의 '이해관계자 등의 주주 제안에 대한 구속력을 뒷받침할 만한 정관이나 내규 등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직 완벽한 사례는 찾지 못했지만 추후 점점 이같은 움직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스타벅스가 식물기반 우유 추가 비용을 받는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이해관계자의 주주제안은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이를 볼 때 아직까지 주주 제안이 구속력을 갖는다고 보긴 어렵지만 언젠가 유사한 사례의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이 이를 해석하며 법제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펑 교수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펑 교수는 공기업 비중이 높은 중국에도 주주중심주의가 자리잡혀 있는지, ESG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중국 상장기업의 34%가 ESG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감독 의무가 컴플라이언스에 한정돼 있기는 하나 지속적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중 질의 과정에서는 일본의 ESG 거버넌스 관련 현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요지는 일본 현지에선 이해관계자의 주주 제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제도를 완비했다는 점이다.
펑 교수는 "중국 현지에서도 ESG와 관련한 리스크를 엄중히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기업법에 경영 판단의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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