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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우리금융, 동남아·선진국 '투 트랙 성장' 기틀 잡았다(1)'인니·베트남·캄보디아' 총괄 조직 신설…'미국·유럽' 진출 기업 적극 지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6 07:08:34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균형잡힌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옛 한일·상업은행 시절 구축한 글로벌 인프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킨 덕분이다. 한국 금융권의 미래로 여겨지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선진국에도 촘촘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가 커진 만큼 세분화된 관리 체계가 필요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동남아와 선진국 '투 트랙' 성장을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했다. 나머지 신흥국과 선진국은 기존 글로벌전략부가 관리한다.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정세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주요국에서 점유율을 높인다. 선진국에서는 현지 진출을 타진하는 한국 기업 금융 지원을 늘려야 한다.

◇'동남아 3국+인도·방글라' 집중 공략

우리금융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24개국에 해외 법인 또는 우리은행 지점을 두고 있다. 지점, 출장소, 사무소를 아우르는 점포 수는 총 465개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가 16개국으로 가장 많다. 개성공단, 두바이, 말레이시아, 미얀마, 바레인, 방글라데시, 베트남, 싱가포르,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 홍콩 등이다.

이어 영국, 독일, 폴란드, 러시아, 헝가리 등 유럽 5개 국가에 법인 또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북미에는 미국, 남미에는 브라질, 오세아니아에는 호주에 진출해 있다.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 거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글로벌그룹 내에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했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 5개 국가에 초점을 맞춘다. 나머지 법인과 지점은 기존 조직의 몫으로 남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별도로 묶은 건 우리금융 글로벌 전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직 비중이 크지 않은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제외하더라도 동남아성장사업부 관할인 3개 해외 법인의 올 상반기 순손익 합계는 861억원이다. 이는 전체 해외 법인 순손익의 56.4%에 달하는 비중이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는 우리금융이 이미 선전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잘 자리잡고 있는 곳에서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도는 인구 대국으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금융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에 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연내 2개 지점을 추가해 5개 지점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인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방글라데시는 인도에 비하면 경제 성장 잠재력이 작지만 국내 금융권에서 우리은행이 독자적으로 진출해 있다. 방글라데시는 외국계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나라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전인 1996년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현지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과의 거래를 전담할 수 있게 됐다.

윤 그룹장은 "인도는 법이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사업을 하기가 만만치 않은 지역이지만 워낙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기회가 있다"며 "방글라데시에서는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구축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유럽' 진출 '전기차·배터리' 기업에 주목

우리금융은 선진국인 미국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도입으로 인해 미국 현지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숫자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기업과 LG화학,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가 대표적이다. 대기업과 함께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업체들의 현지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을 통해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북미에서 새로운 금융 지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북미 전역에 21개 지점과 4개의 사무소 등 총 25개 점포를 두고 있다.

유럽도 기회의 땅이다. 유럽도 북미 지역 만큼이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제조는 폴란드, 헝가리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유럽우리은행 법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두고 있고 헝가리에 사무소를 추가했다. 폴란드에는 우리은행 폴란드 지점이 있다.

윤 그룹장은 "최근 국제 정세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은 미국 또는 유럽에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금융은 북미와 유럽 전력을 커버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ROA(총자산수익률) 1%, ROE(자기자본수익률) 10%를 기준점으로 삼고 글로벌 영토를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와 북미 시장 내 한국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윤 그룹장은 "ROA 1% ROE 10%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해외 진출은 여러 측면에서 녹록지 않은 일이지만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이 많다고 보고 있고 이 기회를 잡는 게 우리금융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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