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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보험 IB' 개척, 런던 로이즈에 꽃피운 코리안리①51년간 유럽 보험 시장 정보 창구 역할…2015년 진출한 법인은 누적 순익 흑전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10-18 07: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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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가 런던 글로벌 보험 거래소 로이즈에 진출해 안정적인 사업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로이즈에서 보험 투자를 진행하고 이익을 배분받는 이같은 형태의 비즈니스는 한국 보험업권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다.

코리안리는 이곳에서 양질의 보험 프로젝트를 선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집중해 왔다. 우량 에이전트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비용 절감 노력으로 로이즈 시장의 높은 사업비를 감당해낼 체력도 다져가고 있다.

선진 보험 시장에서 도전을 감행한 결과 2015년 런던법인 설립 이후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기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기준 수입보험료는 약 400억원, 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순익의 성장이 기대된다.

공사가 진행 중인 런던 로이즈 빌딩 내부 모습. 보험 인수가 이뤄지는 현장이며, 한 가운데에 차임벨이 놓여있다.

◇ 보험 심장부 런던 시장에서 선구자 역할

코리안리 런던 점포는 법인과 사무소, 두 형태로 함께 운영되고 있다. 우선 런던 법인은 로이즈의 신디케이트(보험 투자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법인 자체로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다. 사무소는 코리안리 본사에서 하는 해외 수재 영업을 지원하고 현지 시장조사 활동을 하는 곳이다.

런던 사무소는 코리안리의 해외 사무소들 중 동경사무소 다음으로 오래된 점포다. 1972년에 설립돼 51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코리안리의 유럽시장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점포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법인 겸 사무소가 위치한 로이즈 빌딩은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유래가 깊다. 보험의 시초가 된 로이즈 커피하우스는 현재의 글로벌 보험 거래소로 발전했다. 전세계 각국의 보험사들이 이곳에 모여 새로운 보험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투자, 운영, 이익 배분을 지속하는 현장이다.

코리안리 법인은 로이즈에서 KRUL(Korean Re Underwriting Ltd)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KRUL의 사업은 국내 금융 시장에서 볼 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보험 IB 시장에 투자하고 이익을 거두는 형태로, 현지에서는 이같은 사업체를 멤버(member)라고 부른다.

보험 거래소인 로이즈는 보험 IB가 거래되는 거대한 시장으로 볼 수 있으며 이곳에서 무수히 많은 프로젝트 투자 조합(신디케이트)들이 운영된다. 코리안리는 특정 프로젝트들을 선택해 자본가로서 자금을 투입하고 그 이익을 배분받는 멤버로 활동한다. 국내 금융사 중 이같은 사업에 뛰어든 곳은 코리안리가 유일하다.

코리안리는 런던에서 선진 보험 시장의 선구자적인 첫 발을 디딘 셈이다. 이지혁 코리안리 런던 법인장은 "런던 점포의 중요도는 런던 시장의 중요도와 궤를 같이 한다"며 "런던 시장은 전세계 일반 보험 시장의 심장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며 그 중 로이즈마켓은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표현했다.

로이즈 빌딩에 들어서면 중앙에 뻥 뚫린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은 보험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이며 각각의 단위별 공간을 '박스'라고 부르고 있다.

◇ 재물·특종·사이버…안정적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현재 KRUL이 멤버로 투자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에는 재물보험, 특종보험, 사이버 관련 보험 등이 담겨 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총 네 건이다. 사이버 상 보안과 관련된 보험 상품은 그 중에서도 독특한 특성을 띠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가 디지털 공간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보험 투자에도 그 트렌드가 반영된 셈이다.

꾸준히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온 결과 KRUL은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좋은 신디케이트를 선별해 투자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약 30억원이다.

이지혁 법인장은 "상징성이 높은 로이즈마켓에서 코리안리가 매출과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점이 런던 법인의 고유한 의미를 부여해 준다"라며 "코리안리의 보험 사업 플랫폼인 신디케이트 지분 투자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매출 성장과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리는 총 12개 지역에 갖춘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3분의 1, 보험영업이익의 절반을 해외사업에서 시현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해외매출 비중을 늘려 글로벌 금융사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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