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우리금융vs농협금융]금융그룹 4위 타이틀 수성 vs 탈환⑥'농협'은 비은행 실적 방어…'우리'는 은행 실적 확대가 '키'
서은내 기자공개 2023-11-14 07:14:5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비교 회자되기 시작한 건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시기다. 농협금융의 그룹 상반기 순이익이 우리금융을 앞지르자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4대 금융지주 타이틀이 바뀔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두 금융지주에 대한 이같은 실적 비교는 양쪽 모두에게 부담스러웠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순위 회복을 하지 못할 경우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예상되는 일이다. 농협금융 입장에서도 우리금융과의 실적 비교는 그렇게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농협금융은 벌어들이는 이익의 사실상 전부를 농협중앙회를 통해 최대주주인 조합원들, 즉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구조에 있다. 기업으로서 이익 극대화의 당연한 목적이 있음에도 동시에 '과도한' 이익은 금기시 되는 특수한 기조가 작용하고 있다.
최근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들보다 높다는 국회의원을 비난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해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비교 대상이 시중은행이라는 사실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 농협손보 등 비은행 실적 그룹 순익 성장에 제한
다행인지 불행인지 농협금융의 약진은 3분기에 다시 수그러든 모양새다. 우리금융그룹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2분기 누적 1조6138억원으로 농협금융그룹(1조8988억원)의 순익보다 2800억원 가량 낮았다. 3분기에는 우리금융이 2조53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농협금융(2조2944억원)보다 2300억원 더 높은 실적을 냈다.
농협금융그룹 전체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보다는 소폭 늘긴 했다. 하지만 그 증가폭이 약 1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치와 비교하면 올해 순이익이 2600억원 가량 더 낮다. 그럼에도 농협금융보다는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농협금융의 경우 재무 실적을 계열사별로 나눠보면 3분기 성장 폭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농협손해보험의 실적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농협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3분기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누적 3분기순이익은 9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523억원)보다 600억원 가량 줄었다.
농협금융의 경우 보험 계열사 자산분류 체계상 해당 분기 순이익에 평가손익으로 반영되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채권 금리가 상승 기조를 타면서 처분 또는 평가에 따른 손실이 전체 순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 실적의 변화추세도 전체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농협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누적으로는 지난해 보다 늘었지만 해당 분기 자체 실적은 올해 2분기에 비해서는 1200억원 가량 줄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은 여전히 지난해 3분기에 미치지 못했지만 해당 분기 자체 실적은 올해 2분기 대비해서는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 연말 4위 타이틀 가져갈 금융지주는
4분기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은행 실적 강화,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 실적 방어가 실적 향방을 가르는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앞지를 수 있었던 배경은 비은행 사업의 힘이었다. 하지만 3분기에는 비은행 실적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게 되자 다시 밀려난 셈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파생상품 관련 1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낸 것이 알려졌으나 이는 전 분기에 이미 평가손실로 회계처리 된 것으로 해당 손실 자체가 4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의 리스크관리 대응에 따라 추가 손실을 확정지을지도 살펴볼 필요는 있다.
금융업계 인사는 "비은행부문의 포트폴리오에서 나오는 이익이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을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다"며 "우리금융의 제2금융권 기능이 보완돼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상승하는 금리 기조하에서는 여전히 은행사업의 이자이익의 상승 가능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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