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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발 훈풍, 리걸테크 개화]'변호사 절반이 고객' 엘박스 "광고 없이 기술로 승부"①국내 최다 판례 데이터베이스 구축, 올해 매출 3배 성장 '25억' 전망

이영아 기자공개 2023-11-21 08:00:42

[편집자주]

리걸테크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법무부가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VC 업계에선 리걸테크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은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변호사 절반가량을 고객으로 확보한 엘박스가 올해 매출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광고·마케팅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상품력으로만 승부 본 결과다. 엘박스는 김앤장 변호사 출신인 이진 대표가 2019년 창업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례를 데이터베이스(DB)로 보유하고 있다. 판결문 검색, 변호사 일정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엘박스는 올해 초 시리즈B 라운드를 클로징하며 2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확보한 만큼 당분간 무리한 펀딩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신 엘박스는 주력 서비스인 법률판례 검색과 법률통계 분석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밸류업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엘박스 구축 DB, 10대 로펌도 사로잡았다

17일 엘박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25억원으로 전년대비(약 9억원) 3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엘박스는 2021년 12월 월정기결제 형태의 멤버십 플랜을 출시하며 비즈니스모델(BM) 구축에 나섰다. 스탠다드 플랜(변호사)과 비즈니스 플랜(기관 연계) 두 가지 상품이 제공된다. 이전까지 엘박스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됐다.

엘박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DB를 구축한 덕분이다. 대내외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것은 최근 307만건을 돌파한 독보적인 판결문 데이터다. 시장의 신뢰도 두텁다. 국내 전체 변호사 3만5000명 중 약 1만6000명이 엘박스 고객이다. 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국내 10대 로펌이 모두 엘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경찰청,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 주요 국가기관, 삼성, SK, 현대차, 엘지, 포스코, 네이버, CJ 등 주요 대기업 또한 엘박스 서비스를 사용한다.

이진 대표는 "매년 130만여개의 판결문이 새롭게 나오지만, 온라인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판결문의 수는 제한적"이라며 "기존 법률판례 검색 서비스 대다수가 부분판례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엘박스는 전문판례를 통해 변호사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를 많이 확보한 것은 데이터 고도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엘박스는 판례 데이터를 공유하는 고객에게 서비스 이용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대표는 "변호사와 데이터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라며 "이에 따른 이용자 행동 및 검색 데이터 또한 풍부하게 구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공격적인 광고·마케팅 없이도 빠른 입소문이 났다는 평이다. 실제 광고선전비가 엘박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없다. 지난해 기준 1% 수준이다. 대신 급여·인건비(12.5%)와 지급수수료(18%)가 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엘박스는 47명 규모로, 이 가운데 개발인력이 절반 이상"이라면서 "지난해 서비스 확장에 필요한 인력충원 비용 지출이 컸는데, 덕분에 결과적으론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AI 서비스 고도화, 자체 sLLM 구축 방점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엘박스는 넥스트 스텝을 착실히 밟고 있다. AI 기반 신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기업간거래(B2B) 시장 모두를 고려한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특히 국내 최다 판례 DB에 기반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sLLM)을 개발해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법률분야에 특화된 LLM을 위해선 세 가지 선결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할루시네이션(허위정보생성)이 존재하면 안 되고, 논리적인 추론 능력이 강해야하며, 설명 가능한 결론을 도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비즈니스를 위해선 법률 도메인에 대한 지식도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엘박스가 B2C 사업 확장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업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법률상담챗봇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법률적 문제에 당면했을 때, 해당 문제와 가장 유사한 사례를 해결해본 변호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이어 "변호사 광고 플랫폼과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며 "광고를 많이 하는 변호사보단 내 문제를 잘 해결해 줄 변호사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중심으로 B2B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변호사를 위한 업무툴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한국어 법률 데이터에 특화된 백본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기술 플레이를 할 것"이라며 "기업, 정부, 공공기관 고유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LLM을 하나씩 구축해 주는 형태"라고 했다.

올해 시리즈B 라운드를 완료하며 사업 확장 밑천이 될 자금은 마련한 상태다. 당초 이번 라운드에 120억을 펀딩하였으나 신규 투자자의 러브콜이 하나둘씩 이어지면서 200억에 클로징된 것으로 파악된다. 재무적인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추후 개시할 시리즈C 라운드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아닌 밸류업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장 무리하게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 가치 제고와 기술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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