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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합병과 포기 사이 엇갈린 웨이브·11번가 명암 티빙 합체 시 캐시카우·상환 연장 등 긍정적, 콜옵션 미행사 주요 배경 '재원 존속'

이민우 기자공개 2023-12-01 09:58:0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는 최근 CJ ENM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산하 OTT 서비스 웨이브, 티빙을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달 초 정식계약 체결, 실사를 거친 뒤 합병을 위한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SK스퀘어와 웨이브는 티빙 합병 초읽기로 과도한 투자로 인한 손실 확대, 투자금 상환 압박에서 한 숨을 돌릴 전망이다.

웨이브의 낭보와 달리 11번가는 SK스퀘어 콜옵션 미행사로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11번가 매각 칼자루는 재무적투자자(FI)에서 쥐게 됐는데, SK스퀘어 지분까지 묶어 강제매각 하는 드래그얼롱 행사가 거론된다. 이 경우 매각가에 따라 상당한 장부상 손실이 SK스퀘어에 반영될 수 있다. 그럼에도 콜옵션을 미행사한 이유로는 내부결정권자 부재와 더불어 향후 투자를 위한 재원 존속 등이 꼽힌다.

◇일거다득 티빙 손 잡기, 유망 캐시카우 보존·상환 연장 명분

웨이브는 대표적인 국산 OTT지만 아직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실제 수익을 담보해주는 유료·활성 이용자수가 300만명 수준에 그치는 만큼,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이은 OTT, 방송광고 시장의 단가 하락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누적 지분법손실 337억원이 SK스퀘어에 전이됐다.

SK스퀘어는 그간 진행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서 웨이브를 매물로 두지 않았다. 지분 100% 해외법인 SK스퀘어아메리카로 웨이브에 유상증자해 250억원 자금을 건넨 것이 증거다. IPO 차질을 빚은 뒤 매각에 나선 SK쉴더스, 11번가 등과 대비된다. 이는 시황 등을 종합하면 원매자 찾기도 어렵고, 웨이브가 규모의 경제 달성 시 실익이나 SKT 등 관계사 시너지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SK스퀘어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대적이다. SK하이닉스 사업 성적과 배당에 따른 실적 높낮이도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균형을 맞추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또 다른 캐시카우를 포트폴리오 내 양성해야 한다.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적합한 것은 웨이브다. 플랫폼 사업은 큰 초기투자 비용을 요구하나 구독 등 일정 수준 이용자를 확보하면 상당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티빙과의 합병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웨이브 CB를 받은 FI와 협상에서 IPO 기한 연장과 조건 변경에 대한 명분도 줬다. 웨이브 IPO 시한은 내년 말이며, 올해 안으로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시, 2000억원+내부수익율(IRR) 3.8%에 달하는 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현재 콘텐츠투자에 여력을 쏟은 웨이브 입장에선 내놓기 불가능한 금액이다.

때문에 FI와 웨이브 등은 그간 CB 조건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상장 기한을 대폭 수정하려는 웨이브와 이자율 증가 등 수익성 보전을 외치는 FI 간 합의는 어려웠다. 하지만 웨이브·티빙 합병법인의 미래를 테이블에 올리면, SK스퀘어와 웨이브 측이 이를 골자로 FI의 엑시트 요구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11번가 콜옵션 포기 다른 배경, 포폴 조정 계획·투자 재원 존속

11번가 콜옵션 행사는 SK스퀘어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었다. 콜옵션 조건에 대해선 많은 시각이 있으나, 2018년 당시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조건에 따르면 상환가액은 내부수익률(IRR) 3.5% 달성을 기준으로 뒀다. 이를 연리로 따져 지난 5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만기 시 SK스퀘어에서 원금 포함 FI에 돌려줘야 할 금액은 5875억원 수준이다.

H&Q파트너스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에서 설립한 나일홀딩스가 발행조건에 따라 총 600억원 이상 배당을 받았음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제해도 5000억원 이상 금액의 상환 결정을 내리는 건 SK스퀘어에 어려웠다. SK그룹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둔 데다, 올해 3분기 기준 별도 기준 SK스퀘어의 현금성자산은 5616억원 정도기 때문이다.


향후 2년간 SK쉴더스 지분매각 잔여대금 4500억원이 추가 유입되지만, 5000억원 상당 금액 상환 시 SK스퀘어 현금 잔고는 몇백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조달 등으로 메꾸는 방법도 있으나 현재 자본시장 상황에선 부담이 크다. 주요 차금처 SK하이닉스도 당기순손실을 겪고 있는 만큼 배당확대 가능성도 낮았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과거 대규모 투자 등으로 인한 자체적인 채무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회복되는 추세라 설비투자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상태라 현재 SK스퀘어 재원 역할을 하긴 다소 무리”라고 평가했다.

SK스퀘어는 재원 대부분을 걸어야 하는 만큼, ‘11번가 콜옵션’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계획·신규 투자 여력’을 저울질했던 셈이다. 다만 현재의 콜옵션 포기 역시 추후 FI의 드래그얼롱 행사와 11번가 매각가에 따라 장부상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금유출은 없을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실적과 투자사 성적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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