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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텍 열전]신생 기업 펀딩난 속 씨드 유치 비결 '기획 창업'김태억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 대표 "수요 맞춰 플랫폼 선정, 시장성 우선"

차지현 기자공개 2023-12-11 09:43:13

[편집자주]

최근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자 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이 3000여개가 넘는다는 잠정 집계가 나올 정도로 창업 열기가 뜨거웠던 상황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투자 유치를 하며 사업성과를 쌓아 나가는 바이오텍은 있다. 더벨은 유의미한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신약개발 바이오텍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2년 차 신생 바이오텍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가 씨드 투자 유치했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문제점을 극복한 기술을 앞세워 14억원의 투자금을 따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바이오 펀딩난 속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자자를 사로잡은 배경엔 '다른 접근법'이 있다. 국내 바이오텍이 대부분이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에 나서는 것과 달리 바이오 시장 수요를 먼저 파악해 플랫폼을 선정한 뒤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사업화 전략을 택했다. '기획 창업' 성격인 셈이다.

회사가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맨파워다. 업계 최고 수준의 인력 4인방이 모인 만큼 차세대 신약개발을 위한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우정바이오에서 크로스포인트를 이끌고 있는 김태억 대표(사진)를 만나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설립 2년 만에 씨드 유치, ADC 부작용 줄일 플랫폼 개발

크로스포인트는 지난해 10월 설립한 신생 기업이다. 리드컴파스 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았던 김 대표가 설립했다. 그는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기술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 후 10여년간 기술사업화 및 제약기업 기술이전 컨설팅 경력을 보유한 신약개발 전략 전문가다. 2015년부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서 전략본부장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정부 지원을 받은 600개 이상 신약 후보물질 가치를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14억원 규모 씨드 투자 유치를 마쳤다. 인포뱅크, 카이트창업가재단, 개인투자조합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따냈다. 지난 일 년 동안 국내 바이오텍 씨드 투자가 단 세 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투자 혹한기 상황에서 투자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창업 단계에서부터 시장 수요를 파악해 플랫폼을 고르는 사업화 접근법을 택한 게 주효했다. 김 대표는 "통상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을 선정할 때 10년이 지나도 시장성이 있는지를 중점으로 봤다"면서 "기술수출의 관점에선 향후 5년 내 글로벌 제약사(빅파마)가 신약을 개발하면서 가장 해결하고 싶어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다"고 했다.

이런 고민 끝에 낙점한 게 '스텔스바디'다. 항체의 작용 기능(이펙터 기능)을 제거한 Fc 사일런스(Silence) 플랫폼이다. 이펙터 기능은 암세포를 죽일 땐 효과적이지만 자기면역질환 등 다른 질환을 타깃할 땐 심각한 독성을 유발한다. 면역세포를 공격하기 어려워 약효를 내기도 어렵다. ADC 플랫폼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껏 이펙터 기능을 제거하기 위해 제약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Fc 수용체를 잘라내는 것이었다. 다만 이는 체내 반감기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스텔스바디는 이펙터 기능 자체를 없앴기 때문에 Fc 수용체를 자를 필요도 없고 이에 따라 반감기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스텔스바디를 통해 항체에서 이펙터 기능을 제거할 수 있다면 기존 ADC의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ADC 플랫폼을 항암제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확장하도록 가능성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ADC 부작용 해결 방점, 2027년 기업가치 5000억 정조준

이번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텔스바디 고도화와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스텔스바디를 적용해 ADC 부작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 ADC 플랫폼 개발 전문 바이오텍이 크로스포인트로부터 기술을 가져가 효능을 테스트 중이다. 해당 결과는 내년 4월께 나올 예정이다.

김 대표는 "링커, 페이로드 그리고 타깃 모두 동일하게 설정하고 항체만 바꿨을 때 독성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인비트로 임상을 통해 증명, 스텔스바디가 ADC 부작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후 ADC 개발사와 협업을 하거나 기업에 기술수출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면서 "점진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 중순 프리A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027년 몸값을 최소 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자신감의 원천은 탄탄한 맨파워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연구 총괄을 맡은 장기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녹십자·목암연구소 선임연구원, CJ헬스케어 항체공학팀장 등을 거친 항체 분야 전문가다.

카이스트 연구교수 출신 페드로 리(Pedro Lee) 박사는 15년 넘게 신규 타깃 기전을 연구하고 중개연구와 ADC 후보물질 확보 등 이력을 갖췄다. 바이올로지(Biology) 책임자를 맡았다. 장 CTO와 페드로 박사는 모두 오름테라퓨틱 출신으로 최근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에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들로 꼽힌다.

전임상(Preclinical)을 책임지는 조성국 박사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녹십자랩셀 과장 등을 역임한 임상 전문가다. 15년 넘게 동물 모델 구축, 비임상 독성, 효력 시험 등을 수행했고 두건의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이끈 경험도 있다.

김 대표는 "핵심 연구 인력 경력을 합치면 70년 정도 된다"면서 "이들 직원과 최고기술고문(CTA) 지분은 총 향후 상장을 고려했을 때 나눠줄 수 있는 맥시멈을 부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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