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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쿠팡 ]10년만에 끝난 '계획된 적자' 규모의 경제 굳혔다①올해 첫 연간흑자 달성 전망, '2026년 700조원' 시장에서 점유율 더 높인다

서지민 기자공개 2023-12-20 07:08:34

[편집자주]

쿠팡이 로켓배송 출시 10년만에 유통업계 왕좌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전통적 유통 공룡들의 매출을 넘어섰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더 먼 미래를 보고 있다. 수 조원을 투입해 완성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쿠팡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은 지난달 공개된 분기보고서에서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명을 가진 아시아 최대 소매업체'라고 자사를 소개했다. '아시아 최대'나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구는 1·2분기 보고서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이다.

첫 연간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자신감과 포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올해 말 이변이 없는 한 전통적 유통 강자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쇼핑 시장 주도권에 쐐기를 박는 행보다.

◇인플레이션 속 20%대 성장률 유지, 출범 13년만 연간흑자 '눈앞'

쿠팡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78억2197만 달러(23조1767억원), 영업이익 3억4190만달러(4448억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1%대에 그친 가운데 20%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SSG닷컴, 이마트24 등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 매출액이 22조1161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6.5% 감소해 10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로 출발한 지 13년만에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대형 유통사들의 매출을 따라잡게 된다. 이커머스 기업 사이에서는 이미 압도적 선두로 자리를 굳힌지 오래다.


시장은 쿠팡이 단기적 외형 성장이 아닌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커머스에 오프라인 직매입 모델을 도입했다. 독점적 위치를 확보할수록 경쟁력이 극대화되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에 절대적 판매량을 늘려 재고와 물류 부담을 줄여야 하는 직매입 구조의 특성이 더해졌다.

출혈을 감수하고 시장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건 이유다. 당시 유례없던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물류에 조단위 자금을 투입했다. 10년간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세웠다.

당시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쿠팡이 언제까지 ‘계획된 적자’를 버틸 수 있느냐였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누적 적자 규모만 3조2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외부 투자금 유치로 연명하는 상황에 일각에서는 쿠팡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0년 전년대비 두 배로 뛴 13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현금흐름은 플러스 전환했다. 외형이 크게 성장하면서 판관비를 중심으로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비용 절감보다 투자에 방점을 찍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유치한 대규모 자금을 물류에 투입한 결과 흑자 기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용자 수 증가로 판매자가 모이면 상품군이 넓어지고, 이에 만족하는 고객들은 다시 쿠팡을 사용하게 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쿠팡에 제품을 납품하는 제조 업체 관계자는 “쿠팡은 30%대 마진율을 요구하고 최저가 정책을 구사해 타 채널에서의 할인이 제한되는 등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도 “채널 고정 고객층이 많고 매출 비중이 높아 결국 쿠팡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600조원 유통시장서 성장 여지 '충분', 상품군 확대 박차

쿠팡은 아직 성장 여지가 많다는 입장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한자릿수 시장점유율로 지갑점유율이 낮다”고 강조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대다. 이 중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오는 2026년 700조원 규모로 커질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쿠팡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점유율 확대 정책은 바로 상품군 확대다. 패션, 화장품 등 아직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카테고리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올해 실적 성장에도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군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전문관을 오픈하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뷰티데이터랩 설립을 시작으로 관련 상품군을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골프 유행에 따라 골프전문관을 오픈했다.

올해에는 반품제품 전문관 ‘반품마켓’, 반려동물 건강 관리 서비스 ‘로켓펫닥터’, 오토바이 용품 전문관, 베이비 용품 전문관 등을 신규 론칭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그리고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김 창업자는 “로켓 상품군이 늘면 고객의 쿠팡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한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지출액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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