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 2017년 이후 '최다' 기록 썼다 고금리·증시불안에 안정적 조달 수요 확대…시총 4000억대 기업도 합병추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19 10:36:3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스팩합병 건수가 예년에 비해 많았다. 스팩제도가 지난 2009년 말 한국 자본시장에 도입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이뤄졌다.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팩을 통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내년에도 스팩 합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합병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 상태인 기업은 현재 총 8곳이다. 특히 공모액 300억원 규모 이상의 메가스팩을 통한 합병상장이 기다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시가총액 4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목표로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19건'…지난해부터 거래소 스팩 소멸방식 합병 허용 영향도
한국거래소 KIND에 따르면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15일까지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19곳이다. 역대 최대 합병 건수를 기록했던 2017년(21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스팩을 상장하긴 쉽지만 합병까지 성공하는 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스팩 공모액에 맞춘 합병 대상을 탐색하는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규모의 스팩일수록 합병을 위한 협상 난이도가 일반 스팩에 비해 높다는 후문이다.
거래소와 금감원의 심사 기준이 깐깐해진 영향도 있다. 특히 최근 파두사태를 기점으로 합병기업들의 미래 추정이익과 업황 등을 세밀하게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복잡한 절차를 피해 빠른 시일 내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려는 중소형 기업들을 선별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런데도 올들어 스팩합병 성사율이 높은 건 고금리와 불안한 증시 여파가 지속된 영향이 크다. 기업들마다 자금조달 방안이 절실해진 가운데 일반IPO와 달리 공모를 거치지 않는 스팩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스팩은 소규모 회사들에게도 자본시장 입성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증권사가 미리 증시에 상장하고, 상장을 원하는 일반 기업이 나타나면 둘을 합병해 해당 기업을 상장하는 구조다. 합병에 성공하면 스팩은 자동 소멸되고, 합병에 실패해도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합병 대상 기업 입장에서는 직상장 보다 덜 까다로운 심사를 받게 된다. 미리 상장돼 있는 스팩과의 합병으로 증시에 상대적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합병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지금규모가 적다는 한계가 있지만, 비교적 상장 준비기간이 짧고 심사 기준이 덜 엄격하다는 잇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스팩 소멸 방식의 합병이 허용된 것도 관심이 크게 늘어난 요인이 됐다. 기존에는 스팩 존속, 비상장기업의 소명방식 합병만 허용됐다. 스팩 소멸, 비상장기업 존속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거래소는 기업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이를 허용했다. 합병 시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기업이 존속법인이 돼 기존 법인격(업력)을 그대로 승계하고, 스팩이 소멸하면서 흡수되는 합병 방식이다.
◇내년도 줄줄이 합병상장 대기, 예비심사승인만 8건
내년에도 스팩 합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합병을 앞둔 예비심사 '승인' 상태인 기업은 현재 총 8곳이다. 이달에만 총 3곳이 승인을 받았다. 14일 하나증권이 주선하는 하나금융25호스팩이 피아이이와의 합병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 4일에는 교보11호스팩와 NH스팩20호가 각각 제이투케이바이오, 크리에이츠와의 합병 심사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6개 기업들이 합병상장을 앞두고 있다. 드림인사이트(하이제6호스팩), 한빛레이저(DB금융제10호스팩), 에스피소프트(IBKS제19호스팩), 레이저옵텍(하나금융23호스팩), 씨싸이트(NH스팩28호), 사피엔반도체(하나머스트7호스팩) 등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스팩소멸합병 예비심사를 승인 받은 상태다.
특히 디지털 종합 광고기업 드림인사이트는 내달 25일 코스닥 입성이 유력하다. 주주총회에서 하이제6호스팩과의 합병 안건이 승인된 상태고 합병 비율은 1대 0.3668917이다. 합병가액은 5451원 수준이다.
내년은 큰 규모의 메가스팩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에이츠(NH스팩20호), 이브로드캐스팅(NH25호스팩) 등이 각각 4100억원과 2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2차전지 검사솔루션 전문기업 피아이이(PIE)(하나금융25호스팩)도 시가총액은 4900억원 수준이다.
스팩 투자자들은 합병 완료기한(36개월) 동안 소정의 이자도 받을 수 있다. 합병 완료 기한 내 합병을 하지 못하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고, 조건이 스팩 주주에게 불리할 경우에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원금을 보존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 '27년의 수소 헤리티지' 현대차 이니시움, 특별한 세가지
-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한 현대글로비스 ‘ROE 15%’ 타깃
- 리밸런싱 성과 '끝장토론'...SK CEO 총집결 현장 가보니
- '수소차 동맹' 토요타·GM 문 활짝 연 현대차
- 이상엽 부사장 "현대차,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 고심"
- [컨콜 Q&A 리뷰]현대글로비스, 육상·해상 왕좌 넘어 하늘길 정조준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한국증권, 주관 1위 눈앞…더본코리아 IPO로 '막판 스퍼트'
- [IB 풍향계]파두·이노그리드에 주춤한 NH·한국...삼성, 최대 '수혜자'
- NH투자증권, 다시 살아난 PF 효과…짭짤한 IB 실적
- [Company & IB]제이알글로벌리츠, KB증권과 상장주관 인연 이어간다
- [House Index]LS증권, ROE 7% 반등 배경 '긴축경영'
- [Rating Watch]금리인하기, 2금융권 부동산PF 크레딧 리스크 확대
- [서울보증보험 IPO]케이뱅크 반면교사…밸류에이션 전략변화 고심중
- '자신감 붙은' 롯데건설, 이번엔 롯데케미칼 '보증 떼고'
- 주원 상상인증권 대표 내정자, 수익성 타개방안 찾을까
- [Market Watch]자진철회 물결…여전히 높은 IPO '심사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