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테스나, '60% 할인가' 엔지온 인수 배경은 재협상 끝 SPA 체결, 실적 둔화 전망에 몸값 300억→100억 조정
이영호 기자공개 2023-12-20 07:44:3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테스나가 엔지온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지난해 인수 협상 당시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할인된 가격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1년 사이 상황이 뒤바뀐 데에는 엔지온의 실적 둔화 추이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이날 엔지온 매각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가격은 100억원 규모다. 딜 클로징이 되면 두산테스나는 엔지온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엔지온은 두산테스나 자회사로 편입된다.
엔지온은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다. 웨이퍼 뒷면을 연마하는 웨이퍼 백그라인딩과 정상 칩을 선별, 배열하는 리콘 등 반도체 후공정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엔지온 인수로 후공정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장기적으로 고객사에 후공정 턴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수가다. 두산테스나는 앞서 엔지온 인수에 열의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엔지온 인수 실사까지 단행했지만 협상은 끝내 백지화됐다. 밸류에이션 이견이 협상이 결렬된 결정적 원인이었다. 당시 인수가로 거론되던 가격대는 300억원대였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앞서 협상이 무산됐지만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딜이 1년 만에 재개됐다. 두산테스나도 다른 매물을 물색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터였다. 엔지온도 지난번 협상보다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두산테스나는 인수가를 크게 할인할 수 있었다.
엔지온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외부 요인이 있었다. 엔지온 실적이 예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엔지온의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향 매출에서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점이 두산테스나에는 오히려 신사업 확장 기회로 작용했다.
두산테스나로선 엔지온 경영권을 염가에 확보하게 됐다. 다만 앞으로 엔지온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향후 엔지온 경영 성과에 따라 인수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양측은 재무 자문사를 두지 않고 프라이빗 딜로 협상을 진행했다. 다만 두산테스나는 재무실사에 삼정KPMG, 법률실사에 김앤장을 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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