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포커스]조현범 회장, 한국앤컴퍼니 분쟁 '얻은 것과 잃은 것'공고해진 지배력 이점 vs 재점화된 가족간 불화, 평판 악화 '이미지 훼손'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26 08:04:1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6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견고했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그러나 따지고보면 잃은 것도 많다. 잦은 오너 리스크로 경영권 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분쟁 과정에서 조 회장을 제외한 형제들 모두가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비판하면서 체면도 구겼을 뿐만 아니라 깊어진 형제간 갈등도 노출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마감 시점까지 접수된 공개매수 물량은 MBK파트너스 측이 내건 최소 공개매수 물량에 미달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종료일은 25일이지만 토요일부터는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이날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다.
조현범 회장의 승리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수순이다. 처음 MBK 측이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을 때부터 유통물량이 적은 데다 가격도 다소 애매해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MBK 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주도권을 쥐어보지 못한 채 승기를 내줬다.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만큼 대책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조 회장은 이번 분쟁 과정에서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손을 빌렸다. 지분을 전량 처분했던 조 명예회장은 이번에 사재를 동원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0%였던 지분율은 4.41%까지 높아졌다. 22일 종가기준 700억원가량 규모다.
이 지분은 증여나 상속 혹은 양도의 형태로 조 회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방법과 시기, 세법 등을 잘 활용하면 낮은 가격에 해당 지분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조 회장의 지분율은 42.03%다. 이미 낮지 않은 수준이데 아버지 몫까지 추가되면서 한층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 잃은 것도 많다. 이번에 MBK 측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노리는 배경으로 지배구조가 부실하고 대주주는 사법 리스크에 처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 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말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를 제외하고도 사법 리스크에 여러 차례 휩싸였다. 결국 조 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다는 점 역시 다시 한번 노출됐다. 특히 이번에 조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 세 명이 모두 손을 잡았다. 이들은 조 회장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을 문제삼았는데 해당 주장의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조 회장은 물론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뼈아쁜 요인이다. 이번 사태로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주들의 손해 역시 컸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 제공은 MBK 측이 했지만 피해는 한국앤컴퍼니와 한국앤컴퍼니 주주들이 떠안게 됐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12월 4일 1만 68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다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22일 종가는 1만 6380원이다. 공개매수 실패가 공식화하면 주가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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