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매직, 가전 일부품목 매각 까닭은 재무부담 줄이기, 경쟁심화 탈피 등 목적…가스레인지 등 경동나비엔에 처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1-05 08:14:5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매직이 가전 일부 품목의 영업권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가뜩이나 렌탈사업 특성상 부채가 많은 가운데 신사업 발굴과 투자 확대로 비롯된 재무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절차가 바로 이번 매각이다.

문제는 국내 렌탈시장은 기존 렌탈기업 외에 다양한 플레이어의 참여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렌탈기업은 판촉비 등의 지출을 줄여가며 수익성 방어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곳들은 매각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렌탈업계내 추가적인 딜이 나올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완성 대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렌탈에 밀린 가전부문

SK매직은 3일 이사회를 열고 가전 3개 품목의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게 양도하는 MOU 체결안을 의결했다. 해당 품목에는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이 포함된다. 예상 매매대금은 400억원이다. SK매직은 이 금액을 주력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 로봇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을 개발하는데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MOU 체결로 경동나비엔은 배타적우선협상권, 본계약체결권을 부여받았다. 곧바로 실사에 돌입한 후 2월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력 이전에 대한 의무가 없는 만큼 단순 영업권만 양도받는다. 중대한 사안이 아닌 이유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SK매직에 매매대금의 12.5%인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영업권 양도는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 증가로 인한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지난해 실적 개선세를 보였지만 레버리지 부담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신사업을 찾기 위한 실탄도 필요한 상황이다. SK매직은 올해 로봇, 헬스케어, 펫케어 분야를 신규 렌털 품목으로 추가한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관리와 컨설팅으로 맞춤형 렌털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렌탈사업은 특성상 계정수가 증가하면 투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리스채권 등 운전자본투자, 렌탈자산 확보 등 CAPEX 투자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만 매년 200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지출 대비 높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과중한 투자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흑자로 전년(-1406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렌탈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운전자본부담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상승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반기 말 금융비용은 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차입부담 역시 늘고 있다.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말 2274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7410억원으로 5년 사이 225.9% 증가했다. 부채비율 241.4%, 차입금의존도는 56.2%다. 이번 매각으로 400억원이 유입되면 전반적인 재무구조도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추가적인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시장 업황이 불안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방가전은 시장 포화로 성장세가 정체됐다.

SK매직은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2021년부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매출은 정체된 채 수익성은 악화됐다. 2022년 금리인상과 경기 위축으로 가전사업 부문의 매출 역성장이 지속된 탓이다.
SK매직 본사가 위치한 삼일빌딩(서울시 종로구) 외부전경/제공=SK매직

◇가전·의료기기 기업 시장 진출, 경쟁 심화에 매각 문의 늘어

이처럼 부침을 겪은 탓인 SK매직은 M&A 업계에서도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던 기업이다. 이외에도 국내 렌탈기업 가운데 시장에 매각 의향을 내비친 곳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양한 신생 플레이어의 참여로 렌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등 해외진출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LG전자 등 기존 가전기업들이 렌탈 시장에 진출했다. 안마기, 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신규 플레이어들도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SK매직은 그동안 그룹 계열사 기반 결합상품을 판매하고 삼성전자 등 가전 기업과 협업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럼에도 경쟁심화에 대응한 마케팅 확대로 계정 당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상승 폭은 다소 제한되고 있다. 광고비, 판촉비 등의 마케팅 비용 발생이 영업수익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일부 렌탈사들은 유통사 등에 지급하는 판촉비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A 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은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품목을 매각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며 "다만 최근들어 렌탈시장의 경쟁 심화로 매각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셀사이드에서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데 고민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